“난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아들이고 싶어/ 아니 다음 생엔 당신의 아버지 돼 못 이룬 꿈을 꿀 수 있게 하고 싶어.”
산이의 뜨거운 진심이다. 그는 노래를 통해 말하고 있다. 성인이 되고, 아버지를 이해하게 됐다고. 뒤돌아보니 아버지와 나는 많이 닮아있었다고.
산이는 16일 정오 아버지에게 바치는 신곡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을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이 곡은 산이와 브랜뉴뮤직의 히트 프로듀서 XEPY가 공동 프로듀싱한 곡으로 네오소울과 힙합을 자연스럽게 매칭 시킨 노래다.
비트와 멜로디, 산이의 목소리마저 따뜻하다. 가사는 말할 것도 없다.
곡 작업의 시작은 지난 추석 연휴에 방송된 MBC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 ‘위대한 유산’에 출연하면서 부터. 당시 산이는 미국 애틀란타의 학교 청소부로 일하는 아버지의 하루를 함께 보내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의 감정을 가사에 오롯이 담아낸 것. 어린 시절 자신의 철없던 행동을 돌아보고 그 당시 아버지가 지고 계셨던 삶의 무게를 느껴보며 아버지에 대한 애정과 감사함을 진솔한 랩으로 표현했다.
첫 번째 벌스는 아버지가 살아온 이야기를 3인칭 시점에서 바라봤고, 두 번째 벌스에는 산이 본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둘의 삶은 제목처럼 닮아있다. 특히 마지막 브릿지의 가사가는 뭉클함을 자아낸다. ‘난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아들이고 싶어/ 아니 다음 생엔 당신의 아버지 돼 못 이룬 꿈을 꿀 수 있게 하고 싶어’라는 말이 찡하게 가슴을 울린다.
곡의 말미에 삽입된 산이와 아버지의 전화 통화는 결정적이다. 울먹이는 듯 “전화 못 드려서 죄송해요”라는 산이와 “괜찮아”라고 말하는 아버지는 꼭 우리의 모습 같아 진한 공감과 감동이 배가 된다.
음악 외적인 부분도 어찌나 훈훈한지. 산이는 이번 신곡의 수익금 일부를 아버지의 이름으로 기부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산이는 이미 여러 봉사 및 기부단체에 가입돼 있으며 그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양한 봉사활동과 기부로 어려운 이들을 도와오고 있다. 힘겹게 보낸 어린 시절의 기억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전언.
산이가 다시 한 번 귀감을 주고 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은 부모님 전화번호를 누르게 만드는 꽤 기특한 곡이다./joonamana@osen.co.kr
[사진] '위대한유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