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황정음, 이 신기한 배우의 어쩌면 당연한 인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10.16 18: 18

저절로 호감을 일으키는 전통적인 선한 얼굴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가 봐도 놀랄 정도로 예쁜 완벽한 미인은 아니다. 그런데 출연하는 작품마다 열풍을 일으키고, 그가 연기하는 인물에게 감정 이입을 해서 보게 만드는 힘. 배우 황정음이라는 신기한 여배우의 힘이다.
황정음은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열풍의 지분을 따지자면 대주주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가 연기하는 못난이 김혜진의 짠하고 응원하고 싶은 행동이 거센 불만은 없는 드라마로 만들었다.
그가 연기하는 김혜진은 인간, 배우 황정음과 겹쳐지지 않는다. 대학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 후줄근한 옷을 입고 다니고, 못생긴 외모에 주눅이 들어 있는 이 땅의 많은 청춘으로 보일 뿐이다. 내가 김혜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쏟아지는 배경에는 배우의 힘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실은 참 슬프기 짝이 없지만 환하게 웃으며 하루 하루 살아가는 청춘을 연기하며 황정음은 많은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의 연기는 김혜진을 생동감 있게, 현실감 있게 다루고 있다. 그래서 거부감이 없다.

자신이 만들어놓는 인물을 모두가 공감하게 만드는 것, 황정음이 연기자로서 가진 강력한 원천 기술이자 동감 능력이다. 연기 잘하는 배우가 많지만, 유독 황정음에게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것은 감정 이입을 하고 시청자를 작품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기 때문일 터다. 연기 데뷔 이래 많은 작품을 성공시키면서 황정음은 이제는 당연한 인기를 누리게 됐다.
황정음이 이렇게까지 성장한 배경은 노력이라는 단어로 관철될 수 있다. 기본에 충실한데, 제작진이 작품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기획의도를 심도 있게 고민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등장인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작가와 연출자가 만든 인물을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지 끊임 없이 고민하고, 자신만의 매력을 가미하는 연기 감각까지 가지고 있다. 말투와 몸짓 등 섬세한 연기는 물론이고 의상과 작은 소품까지도 일일이 신경을 쓴다는 후문이다.
다른 배우와 함께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혼자 돋보이는 것보다는 조합을 중요하게 여기는 연기를 하는 것도 특징이다.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 뿐 아니라 다른 인물의 변화와 이야기의 흐름을 잘 파악해 드라마 전체가 살 수 있게 연기를 하는 것. 황정음의 보이지 않는 숨은 노력이다.
보통 연기 욕심을 내다보면 다른 인물의 감정선을 망치고 작품 전체를 흔들 수 있는데 황정음의 작품과 다른 배우 배려는 어떤 배우와 호흡을 맞춰도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작품이 먼저, 자신의 매력 발산은 나중이라는 그의 철학은 작품 종영 인터뷰 후 상당히 회자됐던 개념 발언이었다. 여기에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기 위해 작품을 볼 때 상당히 냉철하게 판단한다는 것도 황정음의 작품이 웬만하면 성공하는 비결이 되고 있다.
워낙 미인이 많은 연예계에서 특출나게 예쁜 것도 아니고, 누구나 사랑하는 선하고 호감형 스타도 아니지만 그의 연기와 작품은 일단 신뢰를 하고 본다는 것. 처음부터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아니었기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놀라울 뿐이다. 시청자들은 매 작품마다 황정음의 뿌듯한 성장 과정을 목도했다. 그래서 드라마 속 인물에서 파생된 ‘황정음 열풍’이 참 신기할 수 있지만, 그가 펼쳐놓는 공감형 연기를 보다 보면 이 같은 인기가 당연한 일이라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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