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척이다. 말투는 이미 우리네 부모님을 닮아있다. 차승원과 유해진의 케미스트리(조합)가 물이 올라 만재도 중년부부로 재탄생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tvN ‘삼시세끼-어촌편2’에서는 차승원, 유해진, 박형식의 만재도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차승원과 유해진은 한층 더 편해진 모습이었다. “오늘 저녁 뭐 먹을까?”, “생선 굽자”, “시래깃국도 할까?”, “좋지”로 이어지는 대화는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일상적인 대화였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편안해 보였다. 유해진이 물고기를 잡아왔을 때도 그랬다. 기세등등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유해진을 발 빠르게 마중 나가며 “잡았구나”라며 칭찬했다. 이어진 유해진의 말이 압권이다. “잘했다”는 차승원의 칭찬에도 그는 “뭣 좀 맛있게 좀 해봐”라며 아버지 같은 말투로 내뱉었다.
그렇다고 유해진을 향한 차승원의 구박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차승원은 박형식에게 마늘 까는 방법을 가르쳐주며 유해진을 구박했다. 마늘을 세월아 네월아 까고 있었기 때문. 구석에 쪼그려 앉아 박형식에게 “누구처럼 오래까고 있으면 안 된다”고 툴툴대는 모습은 어쩐지 어머니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졌다.
차승원과 유해진은 만재도에 처음 입성한 박형식을 놀리는 데 눈빛도 필요 없었다. 분위기만으로도 이심전심이었다. 특히 차승원은 박형식에게 “힙합그룹을 낸다”고 선언했다. 이때 방 안에 유해진이 들어왔는데 차승원은 천연덕스럽게 “언제부터 연습해야 되는 거냐”고 툭 던졌다. 이에 유해진은 “가만 빨리해야지”라며 받아쳤다. ‘아’하면 ‘예’한다는 게 이런 호흡일까. 아무리 순진한 박형식이라지만 둘이 합쳐 연기경력 합이 46년 차에 빛나는 배우 부부 사기단에 안 속는 게 더 이상하긴 했다.
가장 소름이 끼쳤던 부분은 유해진이 차승원의 심부름 타이밍을 정확하게 꿰고 있었다는 것. 차승원이 홀로 있던 주방에서 물건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유해진은 박형식에게 “장담컨대 형식이 너 부른다”고 예언했다. 박형식은 “타이밍이 있냐”고 물었고 유해진은 “저렇게 부산떨고 그러면 부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유해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부엌에서는 박형식을 찾는 목소리가 들렸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노래가 절로 생각나는 순간이다.
한편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이 고정멤버로 출연하는 ‘삼시세끼-어촌편2’은 자급자족 어촌라이프를 표방하는 야외 버라이어티. 시즌2에는 박형식을 비롯해 이진욱이 게스트로 활약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삼시세끼-어촌편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