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당사자는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는데, 입만 열면 웃기다. 배우 심형탁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해 순수한 매력을 뽐냈다. 지식 부족보다는 엉뚱한 행동에 가까운 심형탁의 독특한 매력이 ‘무한도전’의 바보 전쟁 특집을 살렸다.
심형탁은 지난 17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바보 어벤져스 멤버로 출연했다. 다소 지식이 부족한 뇌가 순수한 출연자를 모아 대결을 벌이겠다는 구성인데, 심형탁은 시종일관 어리둥절해 하며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혀 시청자들을 웃겼다.
그는 댄스 신고식에서 영화 ‘미니언즈’ 외계인이 부른 노래를 불러가며 춤을 췄다. 반주가 흐르지 않는 가운데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어 당황스러웠던 그의 춤사위는 출연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윽고 영화 속 외계인 대사라는 점과 “좋아해서 했다”라는 순수한 면모는 앞서 혼자만 진지했던 춤사위와 겹쳐지며 웃음을 안겼다.
웃기려고 내뱉은 말이 아니라 당사자는 한없이 진지해 웃긴 그의 엉뚱한 행동과 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은 바보가 아니라고 극구 주장하면서도 지식 부족을 들키는 홍진경과의 지식 대결에서 이긴 후 덤덤하게 “내가 아는 형제가 라이트 형제 밖에 없다”라고 정답을 맞힌 것에 대해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심형탁은 이날 대결을 벌이기 전 주위 사람들이 “넌 원래 이러니까”라고 말한다고 바보로 보이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엉뚱하고 순수한 행동이 웃기기 위해 꾸미거나, 말을 과장되게 하는 게 아닌 것은 알 수 있는 발언이었다. 실제로 심형탁은 시종일관 담담한 모습을 보여 입을 열 때마다 주변 사람들을 웃기는 결과물에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했다.
‘무한도전’ 바보 전쟁은 어떻게 보면 다소 부족한 지식을 대결한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예능프로그램에서 질리도록 본 구성이었다. 또한 많은 시청자들이 예상한 출연자가 함께 하며 새로운 재미가 탄생하기 어렵기도 했다. 허나 심형탁이라는 의외의 인물 출연은 예상대로 큰 재미를 선사했다.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그가 웃기는 상황 자체가 새로웠던 것. 심형탁은 ‘무한도전’ 바보 전쟁이 자칫 재미 없을 수 있었던 구성의 취약점을 채우며 안방극장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심형탁을 선택한 제작진의 묘수가 통했다.
한편 바보 어벤져스는 홍진경, 은지원, 솔비, 심형탁, 간미연, 채연, 김종민, 박나래와 ‘무한도전’ 멤버인 하하와 광희로 구성됐다. 총 10명이었다. 오는 24일 방송에는 김구라, 전현무와 지식 대결을 벌이는 시간이 펼쳐진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