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지만, 이미지만 챙겨가겠다는 홍진경의 바람은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자신은 극구 바보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부족한 지식은 숨기지 못했다. 결국 예능인답게 빵빵 터뜨리는 웃음을 선사했다.
홍진경은 지난 1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바보 전쟁에 합류한 후 가장 반발이 심한 출연자였다. 자신은 바보가 아니라며 급하게 상식 공부를 하던 홍진경의 모습은 이번 특집을 통해 어떻게서든 자신은 지식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졌다.
허나 그는 끝내 바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전화위복을 전하위복이라고 말하고, 영어 철자 실수를 했으며, 라이트 형제를 히틀러라고 적었다. 문제를 맞히기 전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분량 욕심, 웃음 욕심 없다. 죄송하다. 이미지만 챙겨가겠다”라고 호기롭게 말하던 홍진경은 예상대로 오답만 내놨다. 이 특집이 다소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함께 하는 까닭에 문제를 맞히는 과정에서 어이 없는 오답이 재미를 선사하는데, 홍진경은 자신은 웃기지 않고 지식을 뽐내겠다고 선언했던 상황이었다.
그의 바람과 달리 나오는 문제마다 족족 틀렸다. 바보가 아니라는 주장은 결국 공허한 메아리가 된 것. 홍진경은 민망한 상황에 얼굴이 빨개지거나, 왜 이게 틀렸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 다른 출연자들을 더 웃게 만들었다. 오죽하면 하하가 “누나 왜 그래”라고 안타까운 위로를 건넬 정도였다. 웃기지 않고 모두 정답을 말해서 재미를 포기하겠다는 예능인의 선언은 결국 더 큰 웃음으로 이어졌다.
홍진경은 라이트 형제의 사진을 보고 히틀러라고 말한 것에 대해 “수염만 봤다”라고 웃음을 터뜨렸고, 유재석은 “너를 더 이상 도와줄 수 없다”라고 당황스러워 했다. 이날 홍진경은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마지막에 광희와의 재대결을 했다. 유레카가 갑인데 빙고라고 쓰며, 결국 바보 어벤져스의 수장이 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벗어나려고 할수록 바보의 덫에 빠진 홍진경의 허탈한 표정은 심형탁의 무반주 춤사위와 함께 ‘무한도전’ 바보 전쟁의 강력한 웃음 지점이었다.
예능인으로서 바보 도장을 거부했지만 실패로 끝나 더 큰 웃음을 안긴 홍진경. 본인의 바람과 달리 ‘이미지 관리’는 실패했지만, 일단 안방극장을 제대로 웃겼으니 예능인으로서의 소임은 다한 듯 보인다. 올해 초 식스맨 특집을 시작으로 '무한도전'에 출연할 때마다 큰 웃음을 안기는 홍진경은 '무한도전'의 감초 출연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