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엄마도 아들의 연애 앞에선 어쩔 수 없나보다. 이상우의 연애, 더구나 그 상대가 유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김미숙은 더 이상 쿨하지 않았다.
지난 17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 연출 이건준)에서는 영선(김미숙 분)이 진애(유진 분)와 훈재(이상우 분)의 연애 사실을 알게 된 후 변해버린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남몰래 훈재가 살고 있는 집에 찾아 간 집 앞에서 영선은 애정행각을 벌이는 진애와 훈재의 모습을 보고 말았다. 누가 보아도 연인임이 확실한 두 사람의 모습에 영선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며 충격을 받았고, 친딸처럼 아끼던 진애의 진심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진애가 했던 남자친구에 관한 얘기를 떠올린 영선은 “내가 정말 훈재 엄마라는 걸 몰랐을까. 아니면 모르는 척 한 걸까”라며 의구심을 표했고, 급기야는 순진한 아들을 꼬드겨 자신을 속이게 만드는 진애의 모습을 상상하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었다. 영선은 진애를 뒷조사 해 그의 집안 사정을 알아냈다. 또한 평소 같았으면 퇴근 시간도 잊은 채 일에 열중하는 것이 마냥 예뻐 보이고 기특했을 진애의 모습이 영선의 눈에는 이제 ‘욕심쟁이 악바리‘로 보이기 시작했다.
영선의 분노는 훈재에게도 어김없이 향했다. 두 사람의 관계를 확인한 뒤 집으로 돌아온 영선은 훈재에게 전화를 걸었다. 영선이 집에 찾아왔던 사실을 알지 못하는 훈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통화를 했지만 영선은 그러지 못했다. 사무실에 있다는 훈재에 영선은 ‘아까 집에 있는 거 봤는데’라고 속말을 했고, 잠깐 집에 들러달라는 영선에게 “무슨 일이 있냐”고 묻는 말에 ‘무슨 일? 오기 싫어서?’라고 생각하는 등 훈재가 하는 말 하나하나를 거슬려했다.
이런 변화에 영선 스스로도 당황스러워했다. “너 진짜 왜 이러는 거야. 쿨한 엄마잖아. 이성적으로 생각해. 지금 상황이 어떤 건지 침착하게 파악하고 슬기롭게 대처해”라며 자신을 다독이던 그는 이내 “내가 왜 걔네들한테 대처를 해야 되냐”며 돌변해 분노했다.
이렇게 사사건건 두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영선은 결국 삼자대면을 하게 됐다. 앞서 영선은 여자 친구를 소개하기 꺼려하는 훈재의 모습에 괘씸함을 느꼈고, 점심식사 자리에서 진애와 다정하게 통화하는 훈재를 보고 급히 진애를 호출해 삼자대면을 하려 했다. 하지만 급하게 일이 생긴 진애를 대신해 나리(노수산나 분)이 나타나 영선의 작전이 실패에 돌아간 바 있었다. 스스로를 비겁하다 여기며 자신의 감정을 속이고 진애를 대할 수 없다 생각한 영선은 그를 자신의 집으로 불렀다.
한편 훈재 역시 영선이 자신의 여자 친구가 진애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을 눈치 채고 영선을 찾았다. 진애보다 먼저 집에 도착한 훈재는 그동안 진애와의 관계를 숨겨야만 했던 이유를 설명했고, 영선은 “넌 모든 게 이진애 중심”이라고 분노했다. 이때 진애가 나타났다. 영선은 “우리 아들이에요. 인사해요”라며 훈재를 소개했다. 아직 진애에게 영선의 아들이라고 밝히지 못한 훈재는 고개를 돌렸지만 결국 정체를 들키고 말았고, 이에 진애는 충격에 빠졌다.
훈재에게는 쿨한 엄마로, 진애에게는 존경스러운 대표님으로 우아함을 지켜 온 영선은 아들의 비밀 연애 앞에서 변해버리고 말았다. 오랜 기간 썸을 이어오던 두 사람이 마침내 사랑을 확인하고 달달한 연애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닥쳐버린 위기. 영선의 태도 뿐 아니라 마침내 탄로나버린 훈재의 비밀에 진애의 혼란은 가중됐다. 과연 두 사람은 이 모든 시련과 위기를 극복하고 변함없는 사랑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이들의 관계에 관심이 주목된다.
한편 '부탁해요, 엄마'는 세상에 다시없는 앙숙 모녀를 통해 징글징글하면서도 짠한 모녀간 애증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 nim0821@osen.co.kr
[사진] ‘부탁해요 엄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