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특종’ 노덕 감독 “요즘 리뷰 울렁증 겪고 있어요”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10.18 07: 23

“아직은 신인 감독이잖아요. 리뷰 보는 게 여전히 두렵고 떨려요. 블로거들의 감상평도 어찌나 정확하고 예리한지. 매일 모니터 앞에서 울고 웃습니다.”
 
14일 밤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특종: 량첸 살인기’(우주필름 제작) VIP 시사 후 노덕(35) 감독을 마주했다. 연출 데뷔작 ‘연애의 온도’(13)가 워낙 호평을 받은 터라 차기작이 금세 나올 줄 알았지만 꼬박 2년이 걸렸다.

 
​그래서일까. 여전히 수줍고 초조한 기운이 스쳤지만 ‘노덕 역시 잘해. 축하한다’는 여러 영화인들의 칭찬과 격려가 이어질 땐 얼굴에 다시 함박웃음이 번졌다.
 
가죽 점퍼 차림의 노덕 감독은 “원래 연애의 온도 보다 먼저 준비한 게 특종이었다”며 “원제는 저널리스트였는데 어느 정도 배우까지 설득했지만 투자가 여의치 않아 엎어졌던 비련의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답게 이 영화 오프닝과 엔드크레딧에는 기획과 공동제작에 각각 김선용과 빅하우스라는 낯익은 이름과 회사 로고가 등장한다.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의 아들인 김선용은 한때 영화계 신흥 세력이었던 밴티지홀딩스를 만들었고 7년 전 계열사 빅하우스를 통해 이 영화의 기획 개발비를 댔다.
 
하지만 당시 밴티지홀딩스가 투자했던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며 사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초기 투자한 ‘추격자’가 대박이 나 효자가 될 뻔했지만 제작비가 오버되자 흥행 전망을 어둡게 보고 쇼박스 등에 지분을 판 게 '신의 하수'가 됐다. 어찌됐든 밴티지 입장에선 7년 전 돈을 댄 ‘특종’이 흥행해 자신들도 기사회생하길 바라고 있다.
 
‘특종’ 제작자이기도 한 한재림 감독은 “노덕 감독과는 서울예대 1년 선후배 사이”라며 “저널리스트를 접고 당시 헤어지다라는 멜로를 먼저 세상에 내놓았는데 그게 바로 연애의 온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선용 대표도 오늘 영화를 재밌게 봤고 꼭 재기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13년 3월 개봉한 이민기 김민희 주연 ‘연애의 온도’는 186만명을 동원했지만 세련되고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 받았고 노덕 감독을 세상에 알리는 통로가 됐다. ‘지구를 지켜라’ 스크립터 출신인 노덕은 “연애의 온도 덕분에 과거 써두었던 저널리스트를 다시 손보게 됐고 롯데를 통해 이렇게 개봉까지 하게 돼 기쁘고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이날 노덕 감독은 여러 선후배 영화인들에 둘러싸여 축하 인사를 받느라 분주했지만 정작 관심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롯데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근데 대표님, 예상 스크린 수는 몇 개 쯤 될까요?” “상무님, 다 제 탓이긴 한데 사전 인지도가 좀 올라가나요?” “팀장님, 보니까 첫 주 판가름이 나던데 상영관수와 점유율이 엄청 중요하더라고요”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자본에 책임지려는 모습이자 세 번째 작품을 위한 직업병으로 다가왔다. 조정석 원톱 ‘특종’은 ‘더폰’ ‘돌연변이’ 등과 함께 이달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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