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머리를 하고 '오정반합', '라이징선'을 부르는 시아(XIA)는 없다. 대신 가을 분위기를 잔뜩 머금고 호소력 짙은 보컬로 듣는 이들의 감성을 어루만지는 시아만 있다. 아이돌에서 아티스트로 거듭난 시아준수의 신곡 '꼭 어제'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19일 오전 0시, 시아준수의 새 앨범 '꼭 어제'가 공개됐다. 지난 3월에 낸 '꽃' 이후 7개월 만의 신보다. 11월 솔로 콘서트를 앞두고 신곡 없이 무대에 서는 건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그. 짧은 기간에 알짜배기 노래들만 담아 품격 있는 앨범을 완성했다.
타이틀곡 '꼭 어제'는 시아준수가 처음으로 발라드를 전면에 내세운 노래다. 싱어송라이터 루시아가 작사 작곡했고 시아준수가 깊은 감성으로 노래했다.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긴다. 슬픈 멜로디에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가사가 일품이다.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에는 김강우와 일본 배우 후지이 미나가 등장한다. 절망적인 환경에서 열렬히 사랑을 부르짖는 웅장한 스케일이 인상적이다. 재난 블록버스터와 로맨스 영화 사이 시아준수는 홀로 담담히 노래한다. 독특한 기법의 뮤직비디오가 곡이 가진 감성을 더욱 짙게 만든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을 비롯해 'OeO', '미드나잇 쇼', '토끼와 거북이', '비단길' 등의 신곡이 담겨 있다. '타란탈레그라', '인크레더블', '꽃' 등 기존 발표곡의 어쿠스틱버전도 들을 수 있다. 그야말로 정규 앨범 못지않게 풍성한 미니 앨범이다.
시아준수는 JYJ 팀 활동 외에 솔로로 활발하게 음악을 내며 단 한번도 같은 색깔의 노래를 하지 않았다. 강렬한 퍼포먼스를 펼치다가 신 나는 댄스곡을 들고 나오더니 이번엔 음악 팬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발라드 준수'가 됐다. 대중적인 인기의 척도인 음원 차트 1위 성적이 없더라도 자신만의 확고한 길을 가고 있다.
앞서 열린 신곡 음감회에서 그는 "나이를 먹어도 계속 저만의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다. '라이징 선' 때처럼 짜여진 것보다는 지금이 좋다. 저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자부한다. 아이돌로 시작한 가수 중에서 이럴 수 있는 건 감히 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자부심 크다"고 힘줘 말한 바 있다.
그의 자신감은 오만이 아닌 팩트에서 나온 것. 방송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음반을 내고 공연을 열고 목소리를 들려 주는 시아준수가 참 고맙다. /comet568@osen.co.kr
[사진] '꼭 어제' 뮤직비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