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할거면 나가." "그렇게 마음대로 할거면 하지마." "감정 표출하지 말라고."
18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진짜 사나이'에서 독거미부대 중사들의 차가운 독설이 쏟아졌다. 이날 첫 훈련을 시작한 김현숙 유선 한채아 한그루 박규리 전미라 등 6명의 하사들이 특공 장애물 및 레펠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예인, 여자라는 이유로 봐주기는 없었다. 중대장들에게 이들의 체력적 한계도 단순한 핑계로 들릴 뿐이었다. 여군들은 눈물을 쏟으면서도 "보여주고 싶다. 주저앉고 싶지 않았다"는 각오로 점점 독거미대대 요원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이날 특공 장애물 극복 측정이 펼쳐졌다. 외나무다리, 수평봉 오르기, 경사판 오르기, 멀리뛰기 등 쉽지 않은 코스를 6분 이내 통과해야만 했다. 남자들도 참고 버티기 어려운 고도의 훈련이다. 그러나 그간 '에이스'로 거듭났던 김현숙도 훈련 도중 눈물을 쏟고 말았다.
그는 선임과 특공 장애물 극복 측정에 돌입했지만 제한시간 내 들어오지 못해 베어워킹, 제자리 뛰기 등의 패널티를 받았다. 철봉에 매달린 김현숙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지금까지 훈련 도중 운 적이 없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내공이 강한 유선도 '페널티계의 새 역사'를 쓰며 자신감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김현숙과 같은 이유에서였다. 유선의 입에서 "제발 도와달라"는 신음소리가 나왔고, 이어 도착선을 밟고나서는 "다하고 왔더니 폐가 아픈 느낌이 들었다"라며 "유진, 사유리 후보생도 이곳에 오고 싶어했는데 순간 동기들이 생각났다"며 눈물을 흘렸다.
특공 체력 측정이 끝나자 이들은 지친 몸을 이끌고 생활관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신임 병사들은 총기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다시 한 번 긴장의 연속에 돌입했다. 그나마 식사시간만이 오아시스. 그나마 편안하게 앉아 쉬며 수다를 떨 수 있었기 때문. 김현숙은 군대에서 출산한 얘기로 웃음을 안겼다.
이어 인간이 가장 두려움을 느낀다는 높이에서 공포의 특공 헬기 레펠 훈련이 시작됐다. 전미라는 역레펠에 성공하며 중대장의 칭찬을 받았다. 이어 한채아는 "포기하면 또 후회할텐데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과감한 점프로 성공했다. 두 사람만이 이튿날 진행될 실헬기 탑승자로 지목됐다.
지하철 탐색격멸훈련도 만만치 않았다. 지하철 남태령역에서 실제 같은 훈련을 받았고 밤 11시가 되서야 생활관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훈련복을 입은 채로 비상 대기 속 불안한 밤을 보내게 됐다. 여자들의 필수코스인 자기 전 여러 단계의 로션 바르기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여자가 아닌 여군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purplish@osen.co.kr
[사진]'진짜 사나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