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바보냐, 아니면 바보 연기를 완벽하게 해내는 천재냐, 라는 질문으로 무려 8년째 논쟁을 이어오는 이 남자. 김종민이 또 한 번 보는 이를 갸우뚱하게 했다. 물론 이런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안방극장에는 폭풍 웃음이 따라온다.
지난 18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경북 성주군으로 떠난 한국 전통 문화 체험 여행 ‘한국이 보인다’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김종민은 ‘1박2일’ 대표 바보 ‘신바’ 캐릭터에서 잠시 벗어나 팀을 이끌어 시선을 끌었다.
김종민은 앞서 노량진에서 시민들과 벌인 팔씨름에서 우람한 근육의 미군까지 꺾으면서 그의 남다른 체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바 있는데, 이날 저녁 식사 반찬을 걸고 진행된 씨름 경기에서는 배구 선수 출신 료헤이와 맞붙어 굉장한 게임을 보여줬다. 팽팽하게 진행된 승부에서 멤버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 해졌고, 김종민은 박진감 넘치는 게임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종민은 함께 고생한 료헤이에게 반찬 하나를 주겠다고 선언하며 훈남으로 거듭났다. 같은 팀인 김준호는 김종민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당황해 말을 더듬었지만, 김종민은 언제 봤는지 기억나지 않은 훈남 미소로 일관하며 이전과는 다른 캐릭터를 우뚝 세웠다. 김종민은 본인의 캐릭터를 잃어버렸다고 울상을 지었지만, 그간 헐렁한 매력으로 웃음을 안기던 그의 새로운 매력은 완벽한 멋짐을 추구하고 있어 감탄을 자아냈다.
이어진 스피드 퀴즈에서도 김종민의 활약이 빛났다. 김종민은 “얼음”이라는 설명을 듣고 바로 “팥빙수”라는 정답을 맞히고, “김치 브랜드”라는 설명에는 “종갓집”이라고 말하는 비상한 두뇌 회전으로 웃음을 안겼다. 김종민의 번뜩이는 두뇌회전에 문제를 내는 사람조차 놀랄 지경. 아침에도 노비들의 왕으로 우뚝 서면서, 김종민은 이번 여행의 주인공이 됐다.
김종민은 ‘1박2일’의 시즌1부터 8년 동안 활약하고 있는데, 진짜 바보인지, 완벽하게 연기하는 천재인지 보는 사람 누구에게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독보적인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8년 동안 같은 자리에 있지만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그의 매력은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것. 멤버들의 반 발짝 뒤에서 호흡을 뒷받침해주며 자신만의 캐릭터로 망가지는 김종민이 먼저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렇게 마음먹고 나설 때면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그에 대한 호기심과 호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어 매주 기대감을 더한다./jykwon@osen.co.kr
[사진]‘1박2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