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글니글’이라는 코너로 이상훈이 단발머리를 하고 등장했을 때, 관객도 시청자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코너가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혐오에 찬 비명은 계속됐지만, 이상하게 계속 보게 됐다. 점점 중독됐다.
이상훈이 ‘블랙 스테이크’라는 경악을 부르는 또 하나의 코너를 시작했다. 혐오스러운 혀놀림이 심상치 않은 이 코너 또한 계속 보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KBS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 ‘니글니글’은 결코 바람직하다(?)할 수 없는 외모를 가진 이상훈과 송영길이 민망한 의상을 입고 등장해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잘 생겼고, 섹시하다고 '어필'하는 코너다. 그들은 심심하면 한국 대표 꽃미남 원빈, 조인성을 들먹이며 이들이 자신들의 발 밑이라고 우긴다. 심지어 꽃미녀들과의 비교도 서슴치 않는다.
특히 이상훈은 단발머리를 하고 나와 자신의 '이쁨'을 자랑하고, 여성 관객들을 몇 초만에 '꼬실' 수 있다고 장담한다. 18일 방송 역시 ‘잘생긴 남스타 톱 3’에 든다는 송영길에게 “왜 나는 없지? 왜냐면 여기 있기 때문이야”라며 전지현, 김태희와 함께 자신을 ‘예쁜 스타 톱3’에 넣는 만행을 저질렀다.
‘니글니글’에서의 활약이 부족하다고 느꼈을까? 18일에는 서남용, 송병철과 함께 ‘블랙스네이크’라는 코너를 출범시켰다. 메탈 그룹인 세 사람은 검은 의상에 혀를 낼름거리며 “악마의 자식” “우리에게 욕을 해봐”라고 말하며 온갖 강한 척은 다한다. 과한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비명을 부르는 것은 물론이다.
이런 그들이지만 대기실에 가면 울기 바쁘다. 이상훈은 “나에게 쓰레기라고 하는 거 들었냐” “엑소 시켜준다고 왔더니 엑소시스트를 시킨다” “우리 아버지가 목사다. 내가 목사 아들이다” 등을 외치며 기도까지 하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화면을 집어삼킬 듯 니글니글한 춤을 추기도 하고, 마이크를 먹어치울 듯 혀를 낼름거리는 퍼포먼스로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하는 이상훈. 하지만 점점 그의 이런 매력에 빠져든다. ‘개그 콘서트’를 보는 내내 그를 기다리게 된다. 싫은데 중독되는 이런 맛. 앞으로도 그의 독한 활약을 기대한다. / bonbon@osen.co.kr
‘개그콘서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