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국민MC라고 부르나 보다. 방송인 유재석의 도전은 그칠 줄 모른다. 이번에는 지난 8월 파일럿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으로 매주 화요일 밤 점령에 도전한다. 장르는 유재석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복고’와 ‘음악’의 합이다.
20일 오후 10시 50분 첫방송되는 ‘슈가맨’은 가요계에 짧은 전성기를 남기고 사라졌지만, 누군가의 가슴 속에 달콤하게 남아있는 원히트원더 ‘슈가맨’의 히트곡을 2015년 버전 역주행송으로 재탄생시켜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8월 파일럿 프로그램 당시 김부용, 유승범, 김준선, 박준희가 재조명됐다. 정규 편성된 ‘슈가맨’에서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 평가단을 스튜디오로 초대해 공감대를 확장할 계획이다.
‘슈가맨’에서 가장 기대를 끄는 건 단연 유재석의 진행 능력이다. 워낙 국민MC에 거는 기대감이 큰 탓에 첫 회부터 그의 능력치에 대한 검증이 쏟아졌다. 시청률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뜨거웠다. 파일럿 당시 공감대가 약하다는 약간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지만 그것만으로 프로그램의 명운을 판단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현재 유재석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 SBS ‘일요일이 좋다 - 런닝맨’, KBS 2TV ‘해피투게더’ 등이 처음부터 국민 예능으로 자리 잡을 줄 그때는 누가 알았을까. 시간이 흐르고 모두 과도기를 거쳐 안정기를 맞았다. ‘무한도전’은 10주년을 맞은 국민 예능이 됐고, ‘해피투게더’는 시즌3까지 왔으며, ‘런닝맨’은 한국을 넘어 중화권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무모한 도전’을 ‘무한한 도전’으로 만드는 유재석의 능력은 이미 수차례 검증돼왔다. 이것은 1, 2년으로 평가된 게 아니라 수년 동안 쌓아올린 것이다.
‘슈가맨’은 유재석이 비지상파로 진출하겠다고 마음먹은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해당 포맷에 거는 자신감이 있다는 것. 굵직굵직한 프로그램을 다수 진행하고 있는 유재석이지만 ‘슈가맨’은 그가 가장 잘할 수 있으면서 흥미를 나타낸 영역이다. 특히나 유재석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음악예능을 진행한 적 없는 만큼 더 큰 기대를 자아낸다. 즉 우리는 아직 유재석과 음악예능의 케미스트리(조합)를 제대로 확인한 적이 없다는 말이다.
유재석의 음악사랑은 ‘무한도전’ 가요제 특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까지 타고난 흥을 뽐내며 다수의 댄스곡을 탄생시켰다. 특히 지난 2011년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는 발라드 가수인 이적을 설득해 복고댄스를 곁들인 ‘압구정 날라리’라는 걸작을 만들어낸 것은 흥미롭다. ‘슈가맨’에서는 과거의 히트곡을 재해석해 공연을 선보인다. 복고의 느낌을 곁들인 음악과 공연이 펼쳐지는 방송은 딱 유재석에게 걸맞은 옷이 아닌가. 재정비된 ‘슈가맨’에서 유재석이 얼마나 날아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 besodam@osen.co.kr
[사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