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얼굴, 솔비를 만났다. 의외로 부지런한 구석이 있다. 어제(19일) 전화통화 할 때만해도 “완전 신 난다”며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서 음악을 즐기고 있었다. 이에 오늘 인터뷰가 가능할까 싶었는데, 웬걸? 아침부터 작업실에서 붓을 붙들고 있더라.
솔비가 그림을 그린다니, 생각지도 못한 ‘그림’일 수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렇게 음악과 미술을 오가며 지낸지 벌써 5년이라는 것. 온갖 예능을 휩쓸며 활약하다가 돌연 자취를 감춘 뒤 그는 조용하고 묵묵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그림을 그려왔다. 대중이 아는 ‘푼수 솔비’가 아니었을 뿐이지, 그는 인디 신과 전시회장 이곳저곳에 ‘솔비’ 혹은 ‘권지안’이라는 이름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솔비는 차곡차곡 자신의 이미지를 새로이 쌓고 있는 중이다. 이에 그가 MBC ‘무한도전-바보전쟁’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의문과 걱정이 먼저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그간의 노력과 수고들이 한순간에 ‘바보’라는 타이틀 앞에 무너질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었다. 그런데 ‘무한도전’은 역시나 속이 깊었고, 솔비도 더 많은 것을 생각했다.
일단은 궁금했다. 왜 ‘무한도전’, 그것도 ‘바보전쟁’ 출연을 결심한 것인가. 따지듯 물었는데 유쾌하고 설득력 있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와 직접 나눈 이야기들이 꽤 흥미롭고 재미있다.
“사실 망설이긴 했죠. 그런데 방송이 의미 있는 거 같았어요. ‘바보’를 ‘뇌가 순수한 사람’으로 바라보고 접근하려는 시선과 노력들이 보였거든요. 저에게도 사실 나만의 세상 속에 갇힌 듯한 느낌이 있어 대중으로부터 많이 소외받았었다는 생각이 있어요. 이런 기획을 준비한 ‘무한도전’ 팀과 김태호 PD님께 감사하더라고요.”
- 그럼 ‘무도’ 출연으로 바라는 건 뭐였어요? 계기라고 할까요?
“상식과 지식은 당연히 중요해요. 공부도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인데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그것에 몰두하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전문분야를 바보처럼 순수하게 좋아하게 됨으로써 다른 분야에 취약하게 된다는 것이 창피한 것이 아니라고 함께 증명하고 보여주고 싶었죠.”
- 방송은 만족스럽게 나온 것 같아요?
“방송 보셨죠? (하하하) 아 진짜 너무 바보 같이 나온 거 같아. 아직 활약이 조금 부족한데, 그래도 반갑다는 좋은 반응 많이 보내주셔서 힘이 나요. 다음 주에 반전이 있을 거예요! 기대해주시길!”
- ‘무도’를 계기로 예능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건가요?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어요. 인지도를 높이고 저를 홍보하는 그런 목적이 아니라 ‘바보전쟁’처럼 새롭고, 확실할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꼭 참여하고 싶어요.”(더욱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joonamana@osen.co.kr
[사진] M.A.P Crew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