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안녕', 딸에게 필요한건 아빠의 따뜻한 말 한 마디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0.20 06: 51

부모가 자식을 걱정하고 자식을 바로잡기 위해 때론 듣기 싫은 훈계와 야단, 질책의 말을 내뱉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애정 어린 충고와 막말은 분명히 구별되어야 하는 일. 계속되는 아빠의 험한 말에 어린 딸은 상처를 받았고, 마음을 닫아버렸다. 멀어져만 가는 부녀 사이를 좁히기 위한 아빠의 변화가 시급해보였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 딸에게 눈만 마주치면 살 빼라고 상처 주는 아빠를 가진 사연이 공개됐다. 176cm에 86kg라고 밝힌 딸의 모습은 뚱뚱하다기 보단 키가 커서 어른스러운 느낌이었다. 게다가 스튜디오에 자리한 아빠는 187cm에 115kg의 건장한 풍채를 자랑했고, 누가 봐도 딸이 친가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이 분명해 보이는 상황이었다.
이런 아빠는 딸이 식사를 할 때마다 체중계를 들고 쫓아다니며 살을 빼라고 구박했다. 또한 집으로 놀러 온 친구들 앞에서 “돼지새끼가 돼지우리에 누워있다. 뚱뚱한데 친구도 있냐”라는 말로 면박을 주는 것은 물론, “네가 정녕 여자냐. 딸 허벅지는 왕벅지다” 등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딸은 이미 친구들 사이에서는 아빠에게 뚱땡이라고 구박받는다는 사실이 소문 나 있었다. 친구들 앞에서는 목소리도 크고 활발한 딸은 유독 아빠 앞에서는 위축되고 주눅 든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물론 아빠의 이런 막말은 딸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어린 나이에 지방간이 심한 딸이 피자 한 판을 다 먹고, 야식으로 막창, 오돌뼈를 먹는 모습에 아빠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런 딸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 심한 말로 다이어트를 강요한 것. 하지만 날씬한 딸의 모습이 바람이자 꿈이라는 아빠는 그런 딸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가게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저녁 식사에 딸의 다이어트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거나 운동을 하지도 않았고, 합숙훈련으로 10kg을 감량해 온 딸에게 칭찬은커녕 더 빼라고 구박만 할 뿐이었다.
게다가 가게에 찾아 온 처음 보는 손님들 앞에서 아빠는 딸을 가리키며 “얘 몸무게가 몇인지 아냐”며 몸무게를 공개했다. 또한 스무 명이 넘게 모인 가족모임에서도 딸의 체중계까지 보여주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준 아빠의 행동을 얘기하다 “아빠에게 지기 싫어 울고 싶지 않다”던 딸은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은 여전히 아빠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사랑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휴대전화에도 아빠의 이름을 ‘싫은 아빠’로 저장했지만 딸은 아빠를 많이 사랑하는 속마음을 고백했고, 자신의 단점만 찾아 비난하는 일을 자제해주길 바랐다.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기분 나쁘게 하면 그 말에 자극을 받아 보란 듯이 달라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딸에게는 아빠의 모진 말이 상처로만 남았고, 부드러운 말로 타이르고 응원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해 보였다.
한편 이날 ‘안녕하세요’에는 방송인 김나영, 모델 배정남, 이영진, 개그우먼 김영희가 출연했다. / nim0821@osen.co.kr
[사진] ‘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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