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발칙하게고고' 정은지, 의리는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0.20 06: 48

누군가는 오지랖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무언가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해도 연두(정은지 분)는 항상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했고, 말보다 행동이 앞섰다. 내신 관리와 스펙 쌓기, 좋은 대학교 입학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친구도, 의리도 저버린 아이들 안에서도 연두는 중심을 잃지 않았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발칙하게 고고‘에서는 이런 연두의 성격이 빛을 발하는 한 회였다. 이날 백호와 리얼킹은 단합회를 가졌다. 이를 주도한 정아가 뒤늦게 도착해서 보게 된 건 술에 취해 널브러져 있는 아이들의 모습. 놀란 정아는 급하게 아이들을 싣고 학교로 향했고, 도중에 잠시 차 수리를 위해 멈춰 섰다. 그리고 그 사이에 수아(채수빈 분)가 사라졌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정아는 다시 학교로 향하던 차를 돌려 되돌아왔고, 아이들과 함께 수아를 찾으려 했다.
하지만 백호의 일부 아이들은 친구의 행방불명보다 아침 점호, 무단 외근으로 인한 벌점, 이로 인해 겪어야할 불이익을 먼저 생각했다. 이런 모습에 연두는 “이 싸가지 없는 것들. 너희들 다 가라”며 쏘아붙였다. 사실 수아는 연두를 배신한 친구였고, 현재는 소문난 앙숙지간이 된지 오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두는 수아를 찾기 위해 두 팔 걷고 나섰고, 학교로 먼저 돌아가겠다고 우기던 아이들은 자리를 뜨지 못한 채 사라진 수아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두 사람의 사이를 알고 있는 열(이원근 분) 역시 연두와 함께 길을 나섰고, 왜 수아를 찾는데 성을 다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연두는 당연하다는 듯이 “사람이 없어졌는데 그냥 있냐?”라고 답했고, 그 마음씀씀이에 열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수아는 무사히 돌아왔고, 아이들은 모두 아침 수업 시간에도 늦지 않게 돌아올 수 있었다. 학교로 돌아와 정아가 내놓은 미션으로 백호를 이끌고 체육대회에서 공연할 안무를 짜기 위해 애쓰던 연두는 우연히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바로 태범(김지석 분)이 세빛고의 스펙 쌓아주기 비리를 제보한 내부고발자라는 사실을 경란(박해미 분)에게 들켜 해고 위기에 처했다는 것. 이에 연두는 태범의 제보로 학교에 들이닥친 시사고발 프로그램의 PD와 인터뷰를 하려 했지만 열을 비롯한 친구들과 엄마의 만류에 정의와 현실 사이에서 결국 현실을 택했다. 하지만 이 사실은 내내 연두의 마음에 걸려 있었다.
이런 연두에게 열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인터뷰를 하려던 연두를 끌고 나와 “쓸데없는 정의감으로 나서지 말라”며 말렸던 열이었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괴로워하는 연두의 모습에 그 역시 생각을 바꿨다. 연두가 걱정스러워 내뱉었던 말을 사과한 열은 자책하며 풀이 죽어있는 연두에게 “지금 하고 싶은 걸 해. 머리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이는 거”라고 응원했고, 연두는 “그래야겠다. 앞으로도 계속 죽 하고 싶은 거 하며 살아야겠다”라고 웃음 지었다. 이후 연두는 댄스동아리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할 때 남모르게 도움을 주던 태범을 떠올렸고, 다시 PD를 찾아가 “인터뷰 할게요. 세빛고 스펙 쌓아주기 진실에 대해서”라고 망설임 없는 결의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성적으로 계급이 매겨지는 것이 당연한 세빛고. 그 안에서 196등 연두는 최하위층인 수드라 계급의 천민 신분에, 공부 못하는 문제아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공간 안에서도 위험에 처한 누군가가 있으면 손을 내밀지 않고서는 직성이 풀리지 않는 연두의 따뜻한 마음씀씀이와 배려, 그리고 의리만큼은 1등이었다.
한편 '발칙하게 고고'는 고등학교 내 두 동아리의 통폐합이라는 해프닝을 통해 위선과 부조리로 가득하고 생존을 위한 경쟁만을 강조하는 학교 안의 풍경을 그린 드라마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발칙하게 고고'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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