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쿵남의 사랑, ‘두번째스무살’의 이상윤[인터뷰①]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0.20 10: 40

연극과 겸임 교수 차현석은 대학 캠퍼스에서 20년 만에 첫사랑 하노라를 만났다. 하지만 그녀는 현석에게 ‘년년년’이었다. 나쁜 년, 기막힌 년, 짜증나는 년. 거기에 멍청이 추가. 노라가 말도 없이 갑자기 떠났고 연락이 닿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움이 원망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현석은 노라를 아줌마라고 불렀고, 교수와 학생 사이로 선을 그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현석은 노라가 자신의 일기장에 췌장암으로 5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고 적은 일기를 보게 됐다. 처음엔 동정심으로 잘해주기 시작했다. 노라가 왜 남편 김우철(최원영 분)을 피하는지, 왜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했는지 노라 때문에 마음이 심란해졌고 미안함과 안쓰러움이 커져만 갔다. 하지만 암 판명이 의료진의 실수였다는 것을 알게 되자 뛸 듯이 기뻐하며 노라를 끌어안았다. 그렇게 본격적인 사랑이 시작됐다.
현석은 첫사랑으로 간직하던 노라에게 겉으로는 관심 없는 척 했지만 막상 큰 힘이 되어주며 소위 ‘츤데레 男’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현석은 특히 우철 앞에서 노라의 편을 들어주며 심쿵 로맨스에 불을 지폈다.

이상윤은 tvN 금토드라마 '두번째 스무살'(극본 소현경, 연출 김형식)에서 연극과 겸임교수 차현석 역할을 맡아 심장을 쿵쾅쿵쾅 뛰게 만드는 심쿵남으로 떠올랐다. CF 속에서 만나던 ‘남자친구의 정석’을 이 드라마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한 번 보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미소와 따뜻한 목소리로 진정성 있는 연기를 펼쳐왔던 그에게 더 많은 팬들이 생겼다. 이 점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이상윤은 19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제 앞에 ‘첫사랑이 결혼을 해서 아기를 데리고 나타나면 어떨까?’라는 상상해봤는데 재미있더라. 물론 그 상황에 닥쳐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철렁할 수도 있고, 갑자기 좋은 마음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첫사랑이 뭐하고 지내는지 전해들은 적은 있는데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콩깍지가 씌이면 (조건들이)안 보일 수도 있다. 예전에 좋아했던 사람이 결혼한 상태에서 불쌍한 처지로 나타난다면 저도 도와줄 것 같다. 그 다음에 남자로서 다가가는 건 모르겠다. 지금 함부로 얘기를 못하겠다”고 첫사랑과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알렸다.
드라마 ‘내 딸 서영이’에서 아내를 끔찍이 사랑한 우재 역할로 높은 인기를 얻은 이상윤은 ‘두번째 스무살’에서는 까다롭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닌, 한마디로 쉽지 않은 남자였다. 딱 떨어지는 재벌남의 수트가 아닌 편안한 캐주얼 차림의 이상윤은 멋있었고, 좋아하는 여자 하노라 앞에서 능숙하지 못해 더 사랑스러웠다. 내 여자만 생각하고 위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아픈 그녀를 간호해주며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에 많은 여성들은 ‘워너비 남친’을 외쳤다.
첫사랑을 20년 동안 잊지 못하고 한 여자만 바라보는 차현석은 현실에서 찾아볼 수 없는 판타지였지만, 아름답고 멋진 그에게서 조금이나마 일상의 고됨을 덜 수 있었고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그를 보기 위해 TV 앞으로 달려들었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힘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카메라를 보는 이상윤에게서 예전과는 다른 차원으로 들어선 연기 내공이 전해졌다.
“’두번째 스무살’도 연기 인생에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내 딸 서영이’에 들어가기 전에 주변에서 과연 제가 남자의 느낌을 낼 수 있을지 걱정을 하셨다. 많은 분들이 물음표를 뒀다. 그런데 끝나고 나서 아무 말씀을 안하셨다. 이번 작품도 그런 맥락에서 확실히 보여줬던 것 같다. ‘엄친아’ 이미지를 떼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근데 억지로 벗으려 하지 않고 받아들이려고 한다. 연기적으로 확실하게 보여주면 새로운 기회가 오는 것이고, 그럼 달라지는 것이다. 인정하고 조금씩 변화하는 부분이 생길 것 같다.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맡고 싶다. 연기가 재미있고 즐겁다.”
그는 함께 호흡한 최지우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기분이 다운될 수 있는 상황에도 감정 표현을 잘하셔서 극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매력이 있다. 노라 캐릭터가 어떤 배우가 했느냐에 따라 달라졌을 것 같은데 최지우 선배의 매력이 더해지면서 한층 밝아졌다. 최지우 선배와 호흡이 잘 맞았다. 장난치듯이 정말 재미있게 연기했던 것 같다. 후반부로 갈수록, 밤을 새우며 촬영했는데 지친 기색 없이 에너지가 넘쳤다. 덕분에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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