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다른 색깔을 내는 그룹. 팀 내서도 다른 파트를 맡고 있는 두 사람이다. 그런데 확실한 공통점이 있다. 작사, 작곡과 프로듀싱이 가능하다는 것, 굵직한 솔로 활동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이다. 특히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으며 ‘아이돌’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가장 닮은 구석이다. 어쩌면 보컬로서, 래퍼로서 두 사람이 보여주는 행보는 앞으로 아이돌 가수들이 꿈꾸고 나아가야할 길이 될지도 모르겠다. 샤이니 종현과 블락비 지코의 이야기다.
먼저 지코의 행보를 살펴보자. 그는 이번 신곡 ‘말해 예스 오어 노(말해, Yes or No)’로 다시 한 번 래퍼이자 프로듀서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냈다. 일단 성적이 말해준다. 18일 자정 발매한 신곡 ‘말해 yes or no’ 음원으로 온라인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를 휩쓸었다. 공개 후 한 시간 만에 멜론을 비롯한 지니, 네이버뮤직, 소리바다 등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정상에 오른 것.
지코의 성공은 여러 가지로 의미 있다. 그의 등장 이후로 아이돌 래퍼에 대한 시선이 바뀌어가고 있는 중. 과거 외모는 되는데 노래 못하는 멤버를 끼워 넣는 방법으로 아이돌 그룹의 래퍼 포지션이 정해졌던 것이 사실. 이에 ‘아이돌 래퍼’라는 타이틀은 까기 좋은 먹잇감이었던 바다. 그런 인식을 제대로 바꿔놓은 것이 지코다. 아이돌 래퍼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들이 걷히는데 일조를 단단히 한 셈. 최근 ‘쇼미더머니4’에 프로듀서로 출연해 빠짐없는 실력을 무대와 결과물로 증명해내며 방점을 찍었다.
아이돌을 우러러 볼 수 있게 만든 데는 종현도 한몫 단단히 했다. 그저 노래 잘하고 음색 좋은 보컬로 평가 받고 있던 종현은 직접 작사 작곡한 곡들로 솔로 앨범을 내고 후속작들을 연이어 공개하며 뮤지션이자 아티스트로 무섭게 성장해나가고 있다.
종현은 올해 초 발매한 첫 번째 솔로 미니앨범 ‘BASE’를 공개하고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음악적 색깔을 대중에 알렸다. 7곡의 트랙리스트를 완성도 높은 자작곡으로 채워내며 ‘솔로 종현’으로서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쉴 틈이 없었다. 샤이니로 그룹활동을 하면서 또 자작으로 구성된 소품집을 공개한다.
‘월광 라이브 커넥션’이 결정적이다. Mnet의 뮤지션 사모임 프로젝트 프로그램에서 중심을 잡으며 여러 뮤지션들과의 협업으로 다양한 행보를 보여줄 전망. 이는 그가 강력한 팬덤을 자랑하는 아이돌이자 실력파 보컬, 색깔 있는 프로듀서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두 사람은 보컬과 래퍼 분야에서 각자 후배 아이돌 가수들이 커 나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후배 아이돌들이 좀 더 음악적인 요소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귀감을 주고 있는 셈이다. 비교적 수명이 짧아 다음 행보로 배우나 예능 MC 등의 방송인으로 방향을 전환해 활동을 고려했던 아이돌 멤버들이 다시 음악을 무기 삼으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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