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유아인의 핏발 선 연기가 시청자의 소름을 유발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연출 신경수) 6회에서는 이방원(유아인 분)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졌다. 색깔 있는 배우 유아인은 ‘대세’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캐릭터 표현력과 화면장악력을 발휘하며 극을 풍성하고 쫄깃하게 만들었다.
이날 방송에서 이방원은 감영 창고에 불을 지르고 나온 분이(신세경 분)의 뒤를 쫓았다. 호의로 내민 손이었지만 분이와 마을 사람들은 이방원을 포박한 뒤 옷과 재물을 빼앗았다. 그러나 이방원은 다시 분이를 쫓았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 무기력한 현재,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미래와 마주했다.
이방원은 분이가 납치되어 가는 것을 목격하고 그 뒤를 쫓았다. 하지만 그 곳에는 이방원뿐 아니라 홍인방(전노민 분)도 있었다. 이때부터 이방원과 홍인방의 소름 돋는 독대가 이어졌다. 홍인방은 자신의 치부를 너무도 잘 아는 이방원을 괴롭혀왔다. 이방원은 6년을, 홍인방의 교묘한 괴롭힘 속에서도 성균관에서 버텨냈다.
자신의 손을 잡으라는 홍인방의 간악한 제안에 이방원은 “길을 찾았습니다. 내가 찾으려는 이 길에서, 당신을 다시 만날 것이고, 당신을 방벌할 것입니다”고 읊조렸다. 홍인방은 과거 이방원에게 ‘힘과 정의’, ‘선과 악’에 대한 치열한 물음을 갖게 한 인물이다. 동시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현재의 모습을 되새기게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유아인은 억울함과 치욕으로 인해 맺힌 눈물, 떨리는 눈동자, 단호하면서도 감정을 억누르는 듯한 목소리까지 작은 움직임 하나 놓치지 않으며 이방원 캐릭터로 완벽하게 몰입한 모습을 보여줬다. 유아인의 몰입은 안방극장으로 이어졌고, TV 앞 시청자들의 소름을 불러왔다.
그렇다고 유아인이 무겁고 진중한 연기만 보여준 것은 아니다. 분이 역 신세경과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를 발산하기도 한 것. 이외에도 이방원이 정도전(김명민 분)의 암어를 해독하는 엔딩 장면에서는 번뜩이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훗날 철혈군주가 될 이방원 캐릭터를 단번에 표현했다. 그는 70분 동안 숨 쉴 틈 없을 정도로 짜릿한 연기를 보여주며 50부작 드라마 속 그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북돋았다.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이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