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를 잘하는 가수를 일컬어 CD를 삼켰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황제급으로 불리는 가수는 단연 이승철이다. 음악팬들은 그의 생목소리를 듣기 위해 앞 다투어 티켓을 예매한다.
이승철은 오는 11월부터 ‘더 베스트 라이브’(The Best Live)라는 타이틀로 새 브랜드 투어에 돌입한다. 11월 14일 중국 칭다오 공연을 시작으로 상하이, 일산, 부산, 광주, 서울을 거쳐 내년엔 캐나다 토론토와 밴쿠버,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까지 이어진다. 투어 개막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이승철의 공연은 국내 최대 공연 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에서 공연 예매 순위 1위를 질주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상반까지 이어졌던 투어 ‘울트라캡쏭’ 역시 티켓 품귀현상이 빚어진 바 있다.
이처럼 이승철의 공연이 각광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잘하는 공연형 대중가수가 희귀하기 때문. 또 이승철이라는 이름은 이미 브랜드처럼 굳어졌다. '이승철 콘서트에 가면 제대로 듣겠구나'와 같은 기대 말이다.
지금은 음원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이 공연도 음반도 아닌 주로 음원으로 이뤄지고 있다. 아무리 복제가 쉬워지고 원본의 아우라가 작아졌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듣고 있는 피아노 반주 소리가 진짜 피아노인지 아닌지 고민할 틈 없이 음악을 소비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늘 끼고 사는 휴대전화 안에서도 클릭 한 번에 음악을 재생할 수 있으니 음악을 접할 기회는 많아졌지만 오히려 배경음악이 돼 가는 느낌에 씁쓸함을 느낀다.
이 가운데 이승철은 생으로 음악을 듣는 공연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1년에 1번 할까 말까 한 투어도 많으면 3번씩 해오고 있으며, 지난 30여 년 동안 라이브 공연만 2000여 회를 넘게 치렀다. 스스로도 공연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질 정도로 최상의 환경에서 라이브를 감상할 수 있게 음향 장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 그가 나이대를 아우르며 범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데 더욱 공헌한 Mnet ‘슈퍼스타K’ 하차의 배경에도 주목해야 한다. 그는 ‘슈퍼스타K’를 떠나면서 정규 12집에 몰입하고 이어질 공연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슈퍼스타K’를 이 자리까지 끌어 올린 일등공신이지만 가수는 결국 앨범과 공연으로 말하겠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광복 70주년 '나는 대한민국' 음악감독으로 공익적 활동을 벌인 이후에도 쉴 틈 없이 또 공연을 선택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공연으로는 손에 꼽는 이승철이지만 진화를 멈추지 않는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자신의 명곡 중 가장 ‘맛있는’ 노래 26곡을 엄선해 들려줄 계획이다. 액기스 중에서도 액기스만 골라 담았다는 말이니 이 얼마나 전 세계에 자랑하고 싶은 ‘우리 가수’인가.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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