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빠진 ‘슈스케7’, 앙꼬 없는 진빵['슈스케7' 진단②]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0.21 11: 26

가수 이승철이 빠진 ‘슈스케7’은 속된 표현으로 앙꼬 없는 찐빵이다.
시즌1부터 시즌6까지 심사를 맡아온 그는 참가자들에게 뼈아픈 독설도 서슴지 않았고, 가수로서 얻은 값진 경험을 가감 없이 전하며 생방송의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꿀팁’을 전달했다. 그로 인해 심사를 보는 맛이 살아있었다.
지난 2009년 시작된 Mnet ‘슈퍼스타K7'(이하 슈스케7)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시즌1에서 약 71만3천여 명이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시즌이 거듭될수록 134만, 174만, 196만, 198만을 기록하며 가수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등용문으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4에서는 무려 208만 3천여 명의 지원자들을 불러 모으는 역대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슈스케’의 인기 비결은 참가자들의 사연을 녹이는 감동적인 서사 구조로 대중성을 확보하며, 음악성이 뛰어난 심사위원들을 섭외해 전문성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슈스케’에서 도전자들의 가수를 향한 꿈과 냉정한 현실의 싸움을 기대하게 만드는 까닭은 그간의 노력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7에서는 다소 김이 빠진 모양새다.
프로그램이 전통을 이어가며 안정화되는 단계라고는 하지만 시청률이 기대치보다 현저히 낮게 나왔고, 방송 후에도 과거에 비해 큰 이슈를 낳지 못하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분의 시청률은 Mnet 1%, tvN 1.8%(닐슨코리아 제공, 케이블 기준)로 나타났다. 시즌2에서 최고 18.1%를, 시즌3에서 14.0%를 찍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물론 시청률이 떨어진 이유가 심사위원 탓은 아니다. 시청자들이 더 이상 오디션 프로그램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고, 이번 시즌에는 이슈를 불러일으킬 만한 참가자들이 없었다. 하지만 이승철의 맛깔난 심사평이 사라진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실 우리는 전문성과 대중성을 별개의 다른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두 개가 반드시 만나야한다.
제작진 측에서도 한 명의 스타가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 조력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적재적소에 맡기는 것이 쉽지 않을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승철의 시즌7 부재를 특히나 아쉬워하지 않을까.
오디션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재미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나머지 3분의 1은 심사평이다. 평범한 사람을 가수로 만들어주는 매력적인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그 매무새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마디로 말해 꿈의 양성소의 심사위원들이 너무나도 착했다. 아니면 무관심했다거나.
지난 생방송 첫 회에서 “참가자가 아니라 이미 주목할 만한 뮤지션이라는 생각이다” “록 페스티벌에 선 연륜 있는 뮤지션이 앵콜을 받고 나와서 마지막으로 부르는 편안한 노래 그런 느낌이 들었다” “중식이에게 커버곡이 어울리지 않는 이유는 자기 이야기를 하는 밴드이기 때문” 등의 과대한 심사평은 아쉽기만 하다. 좀 더 바닥으로 내려왔으면 어떨까싶다.
사실 시청자들이 굳이 아픔을 남기는 독한 말을 바라는 것은 아닌데 왠지 심심했다. 심사위원들이 참가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좋은 말만 해주려는 점은 백번 이해하나, 못했으면 못했다고 ‘진짜 평가’를 해줬으면 좋겠다. 윤종신 백지영 김범수 성시경이 참가자들을 이끌고 성공적인 생방송 경연을 만드는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purplish@osen.co.kr
[사진]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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