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육룡이’,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기특한 사극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0.21 10: 49

역시 사극 어벤져스다. 다양한 색깔의 캐릭터들이 집결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장르 역시 역동적으로 변모한다. 팩션 사극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 영민함이 돋보인다. 그리고 다음 회를 궁금하게 만드는 엔딩의 마법까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요소가 충분하다.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유아인 분)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으로 현재까지 6회가 방송됐다.
4회까지 아역의 분량이 주가 됐고, 유아인, 신세경, 변요한 등 성인 배우들이 본격 등장한 5회 방송부터 시청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 6회는 15.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얻으며 월화극 1위로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육룡이 나르샤’가 처음부터 극찬 세례를 받았던 것은 아니다. 사극이라고 하면 시종일관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를 예상하기 마련인데, 이 ‘육룡이 나르샤’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캐릭터나 다소 가벼운 분위기가 이어져 적응이 안 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자들 역시 어느 순간부터 ‘육룡이 나르샤’가 정통 사극이 아닌 팩션 사극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극 자체를 즐기기 시작했다.
지난 6회 방송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뺨을 사정없이 내리치고, 죽은 언년이를 위해 곡간에 불을 지른 분이(신세경 분)를 바라보며 “쟤 너무 낭만적이다”라는 기상천외한 말을 한 이방원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굴욕을 당했다. 분이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그의 비단옷을 벗기고 금품을 갈취한 뒤 그를 나무에 묶어뒀던 것. 당황해 분이를 향해 소리를 치는 이방원의 모습은 마치 시트콤을 보는 듯한 큰 재미를 유발했다. 하지만 곧 백성들의 처절한 삶을 알수 있게 하는 분이의 말을 통해 숙연한 분위기를 형성, 단순히 웃고 즐기는 드라마가 아님을 공고히 했다.
또 다른 재미 포인트는 순수 무사 무휼(윤균상 분)이다. 자신을 “무사님”이라 부르는 분이에 넋이 빠진 무휼의 어리숙한 표정과 행동들은 시청자들의 광대 승천을 유발한다. 방송 말미 무휼은 땅새(변요한 분)가 살벌한 대결을 하고 있는 사이 분이를 구해내고 함주로 향할 의지를 내비쳐 육룡으로서의 활약을 예고했지만, 그이 허당기 역시 앞으로도 쭉 계속될 예정이라 큰 기대가 더해진다.
이 같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맛깔스러운 조화 외에도 긴장감을 조성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충격 엔딩은 ‘육룡이 나르샤’를 애청할 수밖에 없는 요소로 손꼽힌다. 6회에서는 이방원과 분이가 정도전(김명민 분)이 남긴 암호를 푸는 모습이 공개됐다. 두 사람은 ‘칠거점을 폐쇄하라. 그리고 함주로 집결하여 이성계의 백성이 되어라’라는 정도전의 뜻에 따라 함주로 향하게 되는 것. 그리고 이방원, 분이는 물론 땅새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정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육룡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게 되는 예고까지, ‘육룡이 나르샤’는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흡인력 높은 전개 속에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는 반전까지 숨겨 놓으며 시선을 돌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드디어 6회까지 육룡의 소개를 모두 마친 ‘육룡이 나르샤’는 이제 정도전을 중심으로 모인 육룡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꾸려 나가게 된다. 탄탄히 쌓은 50부작의 기틀을 바탕으로 힘찬 날개짓을 할 육룡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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