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박스오피스 정상의 자리를 놓지 않고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마션'에 대적하기 위한, 국내 3총사가 출격한다.
영화 '특종:량첸살인기(이하 '특종')'과 '더 폰', 그리고 '돌연변이'가 22일 동시에 관객들을 만나는 것. 특히 세 영화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무장하며 '마션' 독주체제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특종', 진실 혹은 거짓..통쾌한 블랙코미디
줄거리: 이혼, 해고 위기에 몰린 열혈 기자 허무혁(조정석 분)은 우연한 제보로 연쇄살인사건과 관련한 일생일대의 특종을 터트린다. 하지만 단독 입수한 연쇄살인범의 친필 메모가 소설 '량첸살인기'의 한 구절임을 알게 된 무혁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특종이 사상 초유의 실수임을 깨닫게 된다. 이를 알리 없는 보도국은 후속 보도를 기다리고, 경찰은 사건의 취재 과정을 밝히라며 무혁을 압박해온다. 심지어 특종의 진실을 알고 있다는 목격자까지 나타나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속, 무혁이 보도한 오보 그대로 실제 살인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특종'은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일이 꼬여만가는 사회부 기자 허무혁의 모습을 통해 진실과 거짓, 그 미묘한 한끗 차이에 집중한다. 기자가 보도하는대로 살인사건을 믿는 대중, 하지만 그 보도는 사실이 아님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며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거짓인지를 '특종'은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에게 물어본다.
이런 묵직한 주제에도 '특종'을 관객들이 좋아할 수 있는 건 긴박감 넘치는 빠른 전개와 곳곳에 숨어있는 코믹한 요소들. 연쇄살인사건의 종착지로 거침없이 달려가는 영화의 빠른 전개는 현재 박스오피스 1위, '마션'의 다소 늘어지는 전개와 맞붙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거기에 허무혁 기자가 궁지에 몰리면 몰릴 수록 터져나오는 웃음들 역시 '특종'의 반격을 기대해볼 만한 요소 중 하나다.
# '더 폰', 돌아온 손현주표 스릴러
줄거리: 2014년 5월 16일, 서초동 주택가 살인사건 발생. 아내가 살해당한 지 1년 후,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 남편 동호(손현주 분)는 과거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통해 1년 전 그날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영화 '숨바꼭질'로 모두를 숨막히게 만들더니 '악의 연대기'로 모두를 쫄깃하게 만들었던 배우 손현주가 다시금 추격 스릴러로 돌아왔다. 이번엔 판타지적인 설정이 가미된, 신선한 추격 스릴러다.
'손현주만 나오면 이상하게 긴장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손현주는 스릴러 장르에서 남다른 몰입감을 보여주고 있다. 몰입 후 나오는 특유의 붉게 충혈된 눈은 물론이거니와 마치 일상 생활에 있을 것만 같은 '현실 액션'으로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손현주표 스릴러에 맨발 투혼까지 마다하지 않은 엄지원, 요즘 제일 바쁘다는 배성우까지, 연기파 배우들이 한데 모인 '더 폰'은 우리네 남편, 우리네 아빠의 힘으로 '마션'과의 한판 승부를 준비 중이다.
# '돌연변이', 생선이 된 사람..본 적 없는 신선함
줄거리: 약을 먹고 잠만 자면 30만 원을 주는 생동성실험의 부작용으로 박구(이광수 분)는 생선인간이 된다. 구는 일약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고, '생선인간 박구 신드롬'이라는 사회현상으로까지 번진다. 그러나 제약회사의 음모로 구는 스타 생선에서 순식간에 죽일 놈의 생선으로 몰려 세상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한다.
생선이 된 사람, '돌연변이'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신선함으로 똘똘 무장했다. 상체는 물고기, 하체는 인간을 그린 그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돌연변이'는 생선이 된 박구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으로 '다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박구를 이용해 정식 기자가 되려는 상원(이천희 분), 박구를 이용해 유명세를 얻으려는 주진(박보영 분), 심지어 아들이 벌이는 재판에서 콩고물이라도 떨어질까 기대하는 박구 아버지(장광 분)까지, 생선이 된 박구가 돌연변이인지 아니면 이들이 돌연변이인지 영화는 다소 유쾌하게 이를 고찰한다.
신선함 덕분에 배우 이광수는 극 중 사진을 제외하곤 단 한 차례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지만 덕분에 생선이 된 박구에게 감정을 몰입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내며 영화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 trio88@osen.co.kr
[사진] '특종', '더폰', '돌연변이'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