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육룡이’ 윤균상, 조진웅 그늘 없앤 신예의 패기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0.21 14: 53

“무사 무휼!”을 배우 윤균상의 입을 통해 다시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대중들이 익히 알고 있던 무사 무휼은 묵직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인데, 윤균상이 보여주는 무휼은 순박한 미소가 인상적인 허술한 남자다. 과연 무사가 맞나 의문이 생길 정도. 그런데 칼만 잡았다 하면 놀라운 실력을 발휘한다. 힘 또한 장사다. 윤균상은 이런 무휼에 최적화됐다 싶을 정도로 안정적인 캐릭터화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이하 ‘육룡이’)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유아인 분)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으로, 세종의 이야기를 다룬 ‘뿌리 깊은 나무’(이하 ‘뿌나’)의 프리퀄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육룡이’는 ‘뿌나’와 겹치는 인물이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무휼과 이방지다. ‘뿌나’ 속 무휼은 세종(송중기/한석규 분)의 내금위장으로 배우 조진웅이 연기했다. 듬직한 풍채와 묵직한 존재감이 압권. ‘뿌나’ 애청자들은 아직도 세종 역 송중기의 명을 받들어 칼을 빼 들고 “무사 무휼!”이라 소리치는 조진웅의 모습을 명장면으로 꼽고 있다. 또 한석규와 조진웅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극에 깨알같은 재미를 더해줘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렇기에 ‘육룡이’에 무휼이 다시 등장한다는 사실은 큰 기대를 불러 모았다. ‘육룡이’에서는 촌구석에서 태어난 무휼이 무사가 되기로 결심한 시점부터 이방원과 분이(신세경 분)을 만나 조선제일검이 되기까지, 진짜 무사가 되는 성장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현 작가는 “‘뿌나’에서의 무휼은 세종에게 놀림을 당하지만, 육중하면서도 무거운 인물이다. 그런 무휼의 젊은 시절은 어떨까를 생각했다”며 “귀엽고 순박한 인물이다. 극적인 사연 없이도 지금 시대 젊은 사람들이 가장 공감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다른 다섯 용 김명민, 유아인, 신세경, 천호진, 변요한에 비해 윤균상의 캐스팅은 다소 의외였다. ‘뿌나’의 조진웅과는 전혀 다른 색을 가진 신예 배우였기 때문. 또한 SBS ‘피노키오’를 통해 잠재력을 인정받고 연이어 ‘너를 사랑한 시간’에 캐스팅돼 하지원과 호흡을 맞춘 바 있긴 하지만 과연 그가 무휼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 아닌 우려도 생겨났다.
그러나 김영현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의 윤균상에 대한 믿음은 남달랐다. 김영현 작가는 윤균상에 대해 “귀여우면서 무술도 잘하는 인물이라 배우를 찾는데 윤균상 씨가 눈에 딱 들어왔다. 리딩을 하는데 정말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믿음은 고스란히 맞아 떨어졌다. 윤균상은 지난 5회 방송에 첫 등장해 어리바리하지만 인정 많고 순박한 청년 무휼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얼떨결에 매화 무사를 이긴 그는 사실 칼도 제대로 빼본 적이 없는 인물이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무사의 기질을 타고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놀라운 검술을 뽐내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또 순수하고 귀여운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그만의 표정은 시청자들의 광대 승천을 유발, 시청자들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았다.
또한 “무사 무휼”이라 소리치던 장면은 자연스럽게 ‘뿌나’의 조진웅을 연상케 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방송 후 윤균상 역시 이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 언급했다. 또 윤균상은 “조진웅 선배님의 그림자가 깊게 남아 있다는 것을 안다. 무휼의 청년 시절이라니 그저 영광이고 감사하다”며 우직하고 단단했던 조진웅의 무휼과는 또 다른 의리의 사나이로 무휼을 그리겠다는 남다른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제 50회 중 6회 방송을 마친 ‘육룡이 나르샤’는 아직 갈 길이 멀며, 무휼 역시 이제 막 무사로서의 첫 발을 내딛고 성장을 시작했다. 단 2회만에 시청자들의 우려를 기우로 만들고,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윤균상의 활약 역시 앞으로도 쭉 계속될 예정이다.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이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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