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버전 ‘송곳’, 제2의 ‘미생’ 될수 있을까[종합]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10.21 15: 22

웹툰 ‘송곳’이 드라마로 돌아온다. 앞서 ‘미생’은 직장에 찌든, 사회에 찌든 직장인들을 위로해줬다면 ‘송곳’은 노사문제로 괴로움을 겪고 있는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기에 나섰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JTBC 특별기획 ‘송곳’(극본 이남규 김수진, 연출 김석윤) 제작발표회가 열렀다. 지현우, 안내상, 김희원, 김가은, 현우, 예성, 박시환 등이 참석했다.
‘송곳’은 대형마트에서 갑자기 벌어진 부당해고와 이에 대항하기 위해 똘똘 뭉친 직원들의 노동조합 이야기를 다룬다. 이 시대 직장인들이 겪었던, 또 겪고 있던 현장의 얘기를 현실적으로 풀어낸 드라마.

직장 안에서 일어나는 노사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단순히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그리지 않고 대신 대형마트 구조 속에 위치한 사장, 중간관리자, 노동자가 각각 노사 문제에 직면하게 됐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다 섬세하게 그려낸다. 또한 자신의 정의감으로 ‘누군가의 삶을 망칠 줄 모른다’는 주인공의 두려움은 노동운동이 자칫 놓칠 수 있는 성찰을 보여준다.
‘미생’은 스펙성형까지 하는 시대에 고졸 검정고시에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만 달랑 가지고 있는 장그래가 동료 직장인들에게 무시당하는 등 스펙위주 사회, 직장인들의 애환을 섬세하게 담으며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고 신드롬을 일으켰다. ‘송곳’은 노사갈등, 대형마트의 ‘미생’을 다룬다는 점에서 ‘미생’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푸르미 마트의 부장 정민철(김희원 분)이 과장 이수인(지현우 분)에게 갖은 방법을 써서라도 직원들을 해고시키라는 말을 듣고 분노를 참지 못하고 “불법입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를 거부하려고 하는 모습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하지만 ‘갑’ 앞에서는 어찌할 수 없는 무력함은 씁쓸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지현우는 “힘들게 마트에서 일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한 신 한 신 찍고 있다. 마트에서 일하는 분들이 웃음이 없더라. 힘들게 일하고 들어왔을 때 ‘송곳’이라는 작품에 그분들의 마음을 힐링해 줄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위로를 드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현우는 ‘송곳’ 촬영을 위해 시위 현장까지 갔다. “매장 안에 푸드코트에서 밥을 먹기도 하고 광화문에서 노조 하는 현장을 보기도 했다”며 “종종 마트에 가서 식사하는 데서 밥을 먹으면서 대본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송곳’은 마트 노조에 대한 사회적으로 민감한 얘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부담이 될 터. 김석윤 감독은 “이 작품은 만들어내야 한다고 판단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지만 시선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안팎으로 작품에 대한 필요 이상의 우려 등이 있었는데 그렇지 않다. 누구나 봐야할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며 “먹고 사는 문제라고 생각했고 이 이상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이러한 논지로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변에서 ‘괜찮겠어?’라고 물었다. 현실적이라고 느끼지만 ‘송곳’이 방송을 타면 안된다고 한다는 ‘무엇’, 회사나 외부단체가 아니라 이 작품을 보는 시선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희원도 “‘송곳’만이 가진 매력이라고 하면 사실 다른 드라마라면 제작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냐는 질문이 안나왔을 텐데 사회의 전반적인 시각이 그런 것 같다. 그런 것을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 거부할 수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 그게 큰 장점이다”고 전했다.
한편 ‘송곳’은 오는 24일 오후 9시 40분 첫 방송된다./kangsj@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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