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션’과 ‘돌연변이’는 들어간 자본규모로는 서로 비교될 수 없는 영화다. 그러나 ‘마션’과 ‘돌연변이’ 모두 한 남자의 생존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같다. 그렇다면 ‘돌연변이’가 ‘마션’보다 뛰어난 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지금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을 표현하는 공감이다. 청년 실업 때문에 고통 받다가 돈 30만원 때문에 생선인간으로 변해버린 이광수나 지방대라서 차별 받는 인턴기자 이천희 그리고 자본주의사회에서 사람은 왜 팔면 안되냐고 도발적으로 묻는 박보영까지 어디선가 스쳐지나갔을지 모르는 현실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박보영은 ‘돌연변이’ 기자간담회에서 청년실업과 사회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 알리고 싶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돌연변이’와 ‘마션’은 한 인간이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러나 둘의 생존 방식은 확연히 다르다. ‘마션’에서 화성 탐사 중 낙오한 맷 데이먼은 평범한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과학 원리들을 활용해서 인간이 살 수 없는 화성에서 혼자서 애쓴다.
반면 ‘돌연변이’는 청년 박구(이광수 분)가 신약의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사회와 인간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이 웃프(웃기고 슬픔)다.
‘돌연변이’는 비주얼은 참신하고 담고 있는 메시지는 묵직하다. 청년실업, 대기업의 횡포, 학력 차별, 진실보다 화제를 좇는 언론의 행태 등 생선인간의 등장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그리고 있는 장점이자 단점은 무미건조하고 현실감 있게 한국 사회를 그리고 있어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돌연변이’의 생생한 현실감은 좋은 시나리오 덕분이다. ‘돌연변이’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권오광 감독은 지난 2013년 칸 국제영화제 단편부문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세이프'의 각본을 썼다. 영화의 질감은 무겁고 담고 있는 내용이나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들도 많지만 모두 갈무리하면서 힘 있게 전진한다.
올 가을, 영화를 통해 비친 우리 사회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돌연변이’는 만족할만한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pps2014@osen.co.kr
[사진] '돌연변이'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