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변요한이 SBS ‘육룡이 나르샤’에서 땅새 이방지 역으로 출연해 화려한 액션에 묵직함 있는 연기로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이방지는 신세경까지 나서서 배역을 탐낼 정도로 매력적인 역인데 이방지를 브라운관에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육룡이 나르샤’는 SBS ‘뿌리 깊은 나무’의 이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육룡이 나르샤’의 변요한은 훗날 커서 ‘뿌리 깊은 나무’의 우현이 된다. 이 외에도 연결고리가 많아 ‘뿌리 깊은 나무’에 출연했던 배우들을 카메오로 출연시켜달라는 시청자들의 요청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연결고리를 찾아 비교해보는 것도 드라마 번외로 재밌는 시청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무휼, 윤균상과 조진웅
윤균상은 ‘뿌리 깊은 나무’의 조진웅과 이어져 있다. 두 사람은 같은 인물을 연기하고 있지만 느낌은 사뭇 다르다. 윤균상표 무휼은 힘도 세고 무술 실력도 갖췄지만 어딘가 ‘허당기’가 있다. 여자 앞에서는 숙맥인 귀여운 구석도 있다. 특히 갑분이(이초희 분)와 길에서 처음 만난 장면이 인상적이다. 동네 건달들이 갑분이에게 시비를 걸었고, 갑분이는 무휼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스승님께서 아직은 안 된다고 하셨어”라며 칼을 다시 집어넣었지만 갑분이가 품에 안기며 도와 달라고 하자 ‘금세 사랑에 빠지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달리 조진웅의 무휼은 묵직함을 강조했다. 물론 세종 앞에서 가끔씩 보여주는 귀여운 모습도 있지만, “무사~ 무휼”이라는 전매특허 유행어와 함께 매사 진지하고 이도를 지키는 듬직한 모습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방지, 변요한과 우현
윤균상과 조진웅의 연결고리처럼 변요한은 우현이 된다. 변요한이 연기하는 이방지는 과거 연인인 연희(박시은 분, 이후 정유미 분)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복수의 칼날을 갈아온 인물이다. 살기 어린 눈빛, 화려한 무술 실력 등으로 드라마에서 가장 무게감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반면 ‘뿌리 깊은 나무’에서 우현이 연기한 이방지는 그리 큰 배역이 아니었다. 주인공 장혁이 연기한 채윤의 무술스승이긴 하지만 무술실력을 숨기고 사는 인물이다. 조선 제일검인 무휼이 유일하게 패한 주인공이기도 해 앞으로 ‘육룡이 나르샤’의 변요한이 윤균상과 어떤 관계를 맺어갈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태종 이방원, 유아인과 백윤식
유아인은 백윤식이 된다. ‘뿌리 깊은 나무’ 백윤식의 이방원은 강인하고 냉정한 모습이었다. 특히 자신의 아들인 이도(송중기 분, 이후 한석규 분)와 부딪힐 때마다 극도의 긴장감을 이끌어냈다. 이도의 트라우마를 형성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잔인한 내면을 부각시켰다. 지금 유아인이 재탄생시킨 이방원은 기존 어느 드라마에서도 표현된 적 없는 모습이다. 억울함에 눈물을 보이기도 하고, 분이(신세경 분)를 향해 “쟤 너무 낭만적이다”며 웃음 짓는 모습 등 상상할 수 없었던 이방원을 만들어냈다. 앞으로 유아인이 어떻게 흑화해 철혈군주로 변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육룡이 나르샤’는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이며, ‘뿌리깊은 나무’는 세종대왕의 한글창제를 둘러싼 비밀을 그린 사극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뿌리깊은 나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