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고' 오랜만에 나온 최루성..11월 울릴까? [종합]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10.21 17: 24

일명 '최루성 영화' 한 편이 오랜만에 관객을 찾는다. 각기 다른 관계에 있는 세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가족의 소중함과 화해, 사랑 등의 가치를 고집스럽게 녹여냈다. 인생을 바꾼 실수를 용서한 친구, 10여 년 간 곁을 지켜준 매니저의 짝사랑, 아이를 잃은 아빠의 슬픔 등에 공감하고 슬퍼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의 연출자 전윤수 감독은 21일 서울 메가박스 중구 을지로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감독 "우리가 사는 시대가 위로를 많이 필요로 하는 시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전 감독은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라는 말을 많이 듣고 싶고 기대고 싶은 정서가 우리에게 있다. 그런 기회가 많이 없고, 쉬운 말임에도 불구 쉽지 않다.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을 때 이런 영화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와 같은 영화가) 한국영화가 갖고 있는 훌륭한 장르임에도 이런 영화가 많지 않아서 관객들이 그리워하실 것이라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영화의 기획 의도와 의미를 밝혔다.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는 '러브 액츄얼리'(2003),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 등의 영화들과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 다소 유행이 지났다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가을과 겨울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이보다 더 안전한 선택이 있을 수 없다.
김영철과 이계인이 병원에서 수십여 년 만에 마주친 왕년의 라이벌 퇴역 복서들로, 김성균과 성유리가 10년간 함께 해 온 매니저와 여배우로, 지진희와 곽지혜가 딸을 잃은 아버지와 범인의 딸로 분해 화해하고 사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세 이야기 모두 배우들의 열연이 주목할만한데, 그 중에서도 김성균과 성유리는 유일한 이성 커플로 유쾌하면서도, 마지막에 가서 눈물을 적시게 하는 뭉클한 멜로를 만들었다.
김성균과 성유리는 유일한 멜로라는 점 때문에 뽀뽀 신에 대한 질문을 받기도 했다. 성유리는 김성균에 대해 "멜로 감성이 풍부한 배우다. 대단한 멜로 배우와 함께 작업을 했다고 느껴서 감동적이었다"며 '키스신이 부녀 같았다'는 반응에 대해 "그랬나? 난 설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성균 역시 비슷한 종류의 질문에 대해 "많이 두근거렸다. 그래서 되게, 많이 좀 두근거렸던 기억이 있다. 부끄럽다"고 말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김영철과 이계인은 중년의 묵직한 '브로맨스'를 만들어 극을 이끌었다. 영화에서 오랜만에 주연을 맡은 이계인은 김영철과 함께 한 것에 대해 "김영철과 연기로 처음이다.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김영철 옆에 서는 배역으로 뽑혀야 가능한 일이었다. 너무 함께 하고 싶었던 연기자라 욕심 같으면 두 시간짜리 영화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호흡을 같이하는 역할이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주기도 했다.
아역인 곽지혜와 눈물나는 가짜 부녀의 사랑을 보여준 지진희는 이날 아쉽게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곽지혜는 아빠 역을 맡았던 지진희에 대해 "아빠가 연기를 잘 하시니까, 한 번 연기를 같이 해보고 싶다는 느낌도 들었는데 막상 연기해보니까 좋았다"고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밝혀 좌중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들기도 했다.
과연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는 11월을 울릴 최루성 영화로 관객들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을까? 일단 스릴러가 득세하고 있는 영화계에 한 가지 다른 선택지가 돼 줄 수 있는 점이 반갑다.
한편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는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각양각색 사람들에게 찾아온 일상의 가장 빛나는 고백의 순간을 담은 작품이다. 지진희, 김성균, 성유리, 김영철, 이계인, 곽지혜 등이 출연했다. 오는 29일 개봉한다. /eujenej@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