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로부터 7700만km 떨어진 화성에서 최초의 '마션' 마크 와트니(멧 데이먼 분)는 자신의 과학적 지식을 총동원해 생존에 성공했다. 자연적으로는 물도, 산소도 구할 수 없는 척박한 땅에 '나사표' 비닐 하우스를 만들고, 동료들의 배변 속 미생물을 사용해 화성인 최초로 감자 농사에 성공한 것.
화성인에게 감자가 있었다면, 죽은 아내를 다시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장을 그린 영화 '더폰'(김봉주 감독)의 변호사 아빠 고동호(손현주 분)에게는 '폰'이 있다. 억울하게 살해 당한 아내의 사건 후 망연자실한 채 딸과 살고 있었던 고동호는 우연히 1년 전, 아내가 죽은 그날 자신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건 아내와 통화를 하게 됐고, 이를 통해 그의 목숨을 구하고자 뛰어들게 된다. 그 때문에 아내가 전화를 건 휴대폰은 영화 내내 고동호의 좋은 무기이자 희망이 된다.
'더폰'은 죽은 아내를 다시 살리고자 하는 남편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 액션 스릴러 영화다. 그러다보니 영화 내내 1년 전 죽은 아내를 구하고, 또 아내를 죽인 범인을 쫓고자 서울 전역을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남편의 추격전이 쉴틈없이 벌어진다.
추격전이다보니 주인공 고동호 역의 손현주는 상당한 액션 연기를 소화해냈다. 여러 종류의 추격전을 비롯해 몸싸움도 거뜬히 해치운 그는 역시나 '아저씨 액션의 대가'. 손현주는 몸을 던져 아내를 구하고자 하는 의지로 충만한 이 변호사를 연기했고, 이를 통해 연기파 배우의 진가를 보였다.
이 영화에서 공격을 받고 쓰러지고, 또 쓰러져도 다시 살아나는 아빠의 생존력은 곧 아내와 딸을 향한 그의 사랑이다. 고동호는 악당의 끈질긴 괴롭힘 속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두 여인을 구하기 위해 변호사의 좋은 머리를 이용, 스릴감 넘치는 모습으로 위기들을 빠져나간다. 그 과정은 상당히 고독하게 그려지기도 하는데, 고독함 자체로만 보자면 홀로 화성에서 생존하기 위해 애쓰는 '마션' 속 마크 와트니의 그것 못지 않다고 말해도 될 정도다. 누구하나 의지할 사람없이 홀로 싸워야 하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화성인 못지 않은 생존력으로 무장한 아빠의 영화 '더폰'은 22일, 오늘 개봉한다. 현재 '마션'은 300만 관객을 너끈히 돌파하며 흥행 순항 중. 과연 이날 '마션'을 잡기 위해 나선 이 영화는 '손현주표 액션 스릴러'라는 이름을 걸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가족을 살리기 위한 아빠의 의지가 관객들의 티켓 구매 의지도 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더폰'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