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국어 능통에 다닌 해외대학만 4군데, 집필저서 18권을 자랑하는 역대 베스트셀러 작가 조승연이 ‘라디오스타’에 나타났다. 그는 이력만큼이나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며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는 ‘뇌섹남녀! 그 뇌는 예뻤다’ 특집으로 가수 로이킴과 김소정, 스포츠 아나운서 신아영, 작가 조승연이 출연했다.
이날 조승연은 영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독일어로 ‘라스’를 소개하며 자신만의 외국어 공부 노하우를 공개했다. 영화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를 보며 표정과 제스처, 말투를 따라하며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는 그는 프랑스어를 공부하는 동안 1년 반 동안 뼛속까지 프랑스인이 돼서 살았다는 경험담을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프랑스 드라마와 영화, 책, 신문부터 시작해서 프랑스 친구들하고만 만났다는 그는 심지어 프랑스 정당에까지 가입했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정당 집회에서 정치토론도 하며 프랑스를 익혔다는 그의 이야기에 MC들은 “굉장히 적극적이다”라며 하나에 꽂히면 몰입하는 힘이 어마어마한 조승연의 집중력에 “천재네, 천재”라고 감탄했다.
이렇게 MC들의 인정을 받은 조승연은 본격적인 자기자랑에 시동을 걸었다. 학창 시절, 남들은 대수롭지 않게 지나쳐버릴 수 있는 문제에 민감하며 반응하며 선생님이 낸 시험문제에 이의를 제기한 적도 있었다는 그는 미국으로 건너 가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행여나 아들이 한국교육에 적응하지 못할까 봐 우려했던 어머니의 특단의 조치였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그의 이의제기는 계속됐다. 결국 남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는 조승연의 잠재성을 발견한 선생님은 그를 영재반으로 보냈고, 이에 조승연은 “내가 남들과 뭔가 다르구나. 특별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혀 모두의 떨떠름한 반응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자랑은 계속됐다. 조승연은 중학교 때 우리가 영어를 공부하는 방식이 마치 한문을 모른 채 중국어를 배우는 것처럼 기초가 부실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에 라틴어를 배우고 싶어 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라틴어 선생님을 찾을 수 없어 공부를 하지 못했고, 유학 시절 우연히 자원봉사로 라틴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을 만나게 됐다. 선생님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라틴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조승연은 미국 학생을 제치고 미국 라틴어 경시대회에서 우수상까지 받게 되었다며 이야기를 자기자랑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런 조승연의 모습에 김국진은 그와 마찬가지로 듣다 보니 자기자랑으로 끝나게 되는 김구라의 이야기는 짜증나지만 “조승연 씨는 짜증이 안 난다”라고 말했다. 앞서 잘난 척을 많이 해 한국에서 왕따를 많이 당했다는 조승연의 얘기에 “왜 이렇게 이해가 되지”라며 너스레를 떨었던 김국진이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어느새 그의 이야기에 푹 빠져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조승연의 이야기에는 자랑만 있는 건 아니었다. 그는 하고자 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삶의 태도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학 시절, 조기유학 1세대로 자신의 뒤를 잇는 조기유학 후배들에게 보내는 충고와 잔소리 등을 글로 적어 출판까지 하게 됐다는 조승연은 “생각하는 시간이 길지 않고 질러보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말에 김국진은 “가다가 길이면 가고 길이 아니면 돌아오고”라며 말을 보태기도 했다.
이렇듯 조승연의 이야기는 기-승-전-자기자랑으로 마무리 되는 일이 부지기수였지만 자랑쟁이인 그의 모습은 밉지 않았고, 당당하면서도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살아 온 조승연의 삶에 감탄을 표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타고난 머리와 하고자 하는 일에는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추진시키는 행동파. 작가가 아닌 다른 직업을 가졌더라도 두각을 나타냈을 것만 같은 조승연의 이야기는 블랙홀처럼 보는 이들을 빨아들이는 마력이 있었다. / nim0821@osen.co.kr
[사진] ‘라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