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예뻤다’ 최시원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안타까움은 배가되고 있다. 드라마에서 여자 주인공과 서브 남자주인공의 사랑은 보통 이뤄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최시원과 황정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그녀는 예뻤다’에서는 지성준(박서준 분)과 김혜진(황정음 분)이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한 가운데 김신혁(최시원 분) 역시 적극적으로 혜진에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신혁은 혜진에게 장난스럽게 고백을 해왔다. 수차례 “짹쓴 나랑 사귈 거야?”, “짹쓴 좋아하는 것 같아”라고 말했지만, 혜진은 장난으로만 받아들였다. 진지한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신혁이 자신을 여동생처럼 생각하고 놀리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그런 신혁을 ‘흑화’하게 만든 이는 연적인 성준이다. 신혁은 혜진이 성준의 집에 갔다는 말을 듣고 그곳으로 향했다. 도착한 성준의 집에는 혜진이 없음을 확인하고 평소처럼 뻔뻔하게 성준과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 하지만 성준은 신혁이 혜진에게 마음이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김혜진 보호자냐. 왜 자꾸 따라다니냐”며 사랑 앞에서 진지하지 못한 신혁의 태도를 나무랐다. 오히려 이것이 기폭제가 돼 신혁을 바꾼 것.
흑화된 신혁은 혜진에게 세 번째 소원으로 포옹을 하고 “나도 짹쓴에게 신경 쓰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지금까지 똘기자스러운 오버된 표정과 말투는 없었다. 처음으로 혜진에게 진지하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것.
드라마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야 진지한 고백을 한 신혁이 안타까운 것은 처음부터 혜진을 있는 그대로 사랑했기 때문이다. 혜진이 모두에게 무시를 받던 면접날부터 서서히 마음을 키워왔다. 혜진이 위기에 처했을 때도 뒤에서 그녀를 도와줬고, 성준 때문에 상처를 받은 날에도 위로했다. 특히 혜진이 하리(고준희 분)로 인해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고군분투해왔다. 이 같은 노력과 혜진을 향한 애정을 혜진만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보통 서브 남자주인공에게는 애정을 많이 주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어차피 여자주인공과 이뤄질 수 없으니 감정이입을 하면서 봤다가는 시청자도 상처받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알면서도 빠지게 되는 신혁의 매력에 함께 실연이라도 당한 듯 아프다. MBC ‘킬미, 힐미’에서 이뤄질 수 없었던 박서준과 황정음이 다시 재회한 것처럼 최시원과 황정음이 훗날 남녀주인공으로 만났으면 하는 바람도 든다. / besodam@osen.co.kr
[사진] '그녀는 예뻤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