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진에게 '나가수', '복면가왕' 그리고 육성재란? [인터뷰②]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5.10.23 15: 10

장혜진은 MBC 대표 음악 예능인 '나는 가수다'와 '복면가왕'을 동시에 섭렵한 몇 안 되는 가수다. 2013년 '나는 가수다' 시즌2에선 명예졸업을 코앞에 두고 아쉽게 탈락했고 '복면가왕'에선 '우아한 석고부인'으로 나와 품격 있는 목소리를 자랑했다.
두 프로그램은 가수들에게 큰 기회이자 도전이고, 평가 받는 시험대이자 팬들과 호흡할 수 있는 무대다. "어떤 프로그램이 더 힘들었는가"라는 질문에 장혜진은 망설임없이 '나는 가수다'를 꼽았다. 그 날의 악몽(?)이 떠오르는 듯 종종 한숨도 내쉬었다.
장혜진은 "'나는 가수다'가 그저 음악 방송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멘붕'이었다. 도망가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중간에 흐지부지 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끝까지 열심히 해 보려고 했다. 정말 힘든 무대였다. 평가 받고 경쟁하는 무대가 쉽지 않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그런 평가대에 오르기 힘들었다. 학생들이 '교수의 음악 발전을 위하는 무대'로 생각할지 '그저 예능인'으로 비춰질지 우려가 됐다. 하지만 막상 마치니 학생들이 자랑스럽다고 해 주더라. 고마웠다"며 활짝 웃었다.
우려 속에 시작한 경연이었지만 장혜진은 최고의 세션들이 즐비한 '나는 가수다' 무대에 곧 빠져들었다. 단순한 음악 예능이 아닌 가수와 연주자, 관객들을 위해 최선의 공연을 완성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특히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자신에게 맞춰 부르는 게 좋았다고 장혜진은 곱씹었다.
그는 "'나는 가수다' 덕분에 공연 문화가 활성화 되고 악기를 배우러 다니는 친구들이 많아졌다더라. 또 예전 음악을 찾아 듣는 이들도 생겼다 하니 좋았다. 공연 문화 발전에 좋은 영향을 미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눈꺼풀이 떨릴 정도로 부담을 크게 느낀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장혜진은 '복면가왕' 초기에 활약한 가수다. 지난 4월 26일 방송에서 3라운드 미션곡 '인연'을 불렀지만 아쉽게 패해 가면을 벗었다. 당시 그와 맞섰던 이는 '정확하게 반갈렸네' 닉네임을 달고 나온 나비. 가왕전에 오르지 못했지만 장혜진은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었다.
그는 "'복면가왕'은 재밌었다. 가면을 쓰고 노래한다는 게 매력 있더라. 나 아닌 또 다른 나를 표현하는 느낌이라 신기했다. 철학적으로 보자면 나중엔 물질적인 가면을 쓰고 노래하지 않더라도 생각만으로 여러 가지 무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신기했다"며 흐뭇해했다.
지난달 그는 생방송으로 진행된 '복면가왕' 특집 무대에도 초청됐다. 최선을 다해 노래했고 2라운드에 진출했지만 MC 김성주는 "기계 오류로 결과가 잘못 집계됐다"며 1라운드에서 탈락한 육성재를 무대 위로 불렀다. 그를 이기고 2라운드에 가 있던 장혜진은 가면을 벗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생방송 초유의 방송 사고. 하지만 장혜진은 초탈한 미소를 지었다. "결과가 그렇게 나오고 육성재가 기권했다. 대기실에 찾아와서 죄송하다고 인사하더라. 일이 그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 누구의 잘못도 아니니까 괜찮다고 했다. 참 올바른 친구 같았다"고 속내를 밝혔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복면가왕' 방송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