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트루디에 대한 평가가 제각각이다. 선배 윤미래를 연상케 하는 랩 스타일을 고수한다는 이유로 ‘윤미래 짝퉁’이라는 평가와 트루디만의 고유한 색깔이 있다는 견해가 함께 나오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 상반된 평가가 각각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부정적인 평가와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평가 역시 타당성을 지닌다. 현재 Mnet 예능 ‘언프리티 랩스타2’(이하 언프리티2)에서 독보적인 랩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트루디에게 이런저런 평가가 함께 나오는 것은 그녀 스스로 짊어져야 할 숙제가 많다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언프리티2’는 컴필레이션 앨범 제작을 놓고 11인의 실력파 여자 래퍼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트루디는 앞으로 ‘윤미래 끼워 맞추기’ 의혹을 접을 만한 업그레이드 된 실력을 보여줘서 더 이상 자신의 이름 앞에 ‘제2의 윤미래’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트루디는 지난달 11일 ‘언프리티2’ 첫 회가 나간 이후부터 줄곧 관심의 중심에 서있다. 소울 감성 가득한 목소리와 새까만 피부가 단박에 윤미래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같은 분야에 있다는 이유로 그대로 따라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랩 배틀을 거듭할 때마다 주변에서 “윤미래가 생각난다”는 평가가 단적인 예다. 트루디는 창작 랩을 통해 ‘한국이 길러낸 최초의 블랙 피플’ ‘진짜 밑바닥에서 백 없이 혼자 힘으로 위로 올라와 여기까지 왔어’라고 노래했지만, 그와 맞선 예지가 ‘은평구가 길러낸 최초 모창 가수’ ‘미래만 보이는 네 미래는 진짜 미래가 없어’라는 말로 거침없이 디스 하고 나섰다.
오금이 저린 디스 랩을 보는 맛이 좋긴 하지만, 이같은 표현은 트루디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안기며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첫 방송부터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윤미래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적이 없어서다. 트루디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는 그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를 어떻게든 벗어야 한다는 것이다.
트루디는 지난 16일 진행된 예지와의 1대1 디스 배틀에서 도끼 등 남자 래퍼들과 함께 경쟁하는 참가자들에게 인정받으며 트랙을 따냈다. 효린, 예지와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지고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과연 트루디가 윤미래라는 수식어를 벗어던지고 자신만의 리그를 완성할 수 있을까. 트랙을 차지한 주인공이 되기 위해 연이어 펼쳐지는 대결 속에서 트루디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녹여내고, 뛰어난 실력을 기반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