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승훈이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2’(이하 너목보2)를 찾았다. 지난 시즌 김범수, 백지영 편을 모니터링하며 100%의 실패율을 자랑했다고 밝히더니 실제로 정답을 속속 피해가고 말았다. 믿었던 최후의 1인까지 음치였다. 하지만 못 맞혀도 괜찮다. 신승훈의 남다른 예능감을 확인했으니까.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너목보2’에는 MC 유세윤, 이특을 비롯해 가수 신승훈이 첫 번째 초대가수로 출연했다. 줄리안, 김상혁, 윤성호, 장도연, 한희준, 서유리, 이상민, 장동민 등은 음치수사대로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너목보2’에서는 총 8명의 미스터리 싱어 ‘노라조가 될 뻔한 사나이’, ‘비 사촌동생’, ‘고음도사’, ‘발라드 베테랑’, ‘버클리 소녀’, ‘아이돌 신승훈’, ‘세 번째 나얼’, ‘실음과 여교수’가 출연한 가운데 신승훈은 3명의 음치 아이돌 신승훈, 실음과 여교수, 노라조가 될 뻔한 사나이만 골라냈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버클리 소녀는 마지막 음치였고 그는 상금 5백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승률과 상관없이 신승훈은 2년 만에 예능 프로그램을 찾은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사에 적극적이었고, 프로그램의 재미를 살려냈다. 2라운드에서 주어진 단서는 가수의 립싱크였는데 신승훈은 방송 최초로 다른 사람이 부른 노래에 립싱크를 선보였다. 당황스러운 요청일 수 있었지만 누구보다 뻔뻔하게 립싱크에 몰입해 MC들까지 포복절도하게 했다.
답을 맞히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도 신선한 웃음을 줬다. 특히 믿을 것은 찬스밖에 없었는지 찬스에 중독된 모습을 보였다. 신승훈은 초반 김범수의 찬스에 단호하게 “안 쓰겠습니다”고 선언했던 것이 무색하게 추리가 시작되자 기승전 “범수 찬스 쓰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실제 프로그램에 없는 ‘보이스 코리아 찬스’ 등 온갖 찬스를 만들어내며 MC들을 졸라 웃음을 자아냈다.
또 성유리 닮은꼴의 ‘실음과 여교수’와 로커의 포스가 느껴지는 ‘고음도사’를 향한 솔직한 온도 차이도 웃음 포인트였다. 실음과 여교수에게는 “제 쪽을 봐 주세요”라며 애정공세를 퍼부었고, 고음도사에게는 “저분과 듀엣을 부르면 무서울 것 같아요”라는 평가와 함께 탈락 선고를 내렸다. 신승훈은 두 사람 모두 음치로 지목했으나 실음과 여교수는 음치, 고음도사는 엄청난 실력자로 밝혀졌다.
화룡점정은 최후의 1인과의 듀엣 무대. 감동을 싹 뺀 웃음기만 남은 공연이 돼 버렸다. 특히 신승훈이 음치 소녀 ‘버클리 소녀’를 향해 “자 호흡을 가다듬어봐”, “배에 힘줘. 바에 힘을 줘봐”, “너는 박자를 못 맞추니?”라며 다급하게 주문하는 모습들이 압권이었다. 비록 실력자를 가려내진 못했지만 웃음 코드는 제대로 맞춘 국민 발라더 신승훈이었다.
한편 '너목보2'는 직업과 나이, 노래 실력을 숨긴 미스터리 싱어 그룹에서 얼굴만 보고 실력자인지 음치인지를 가리는 대반전 음악 추리쇼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 besodam@osen.co.kr
[사진] '너목보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