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괴력의 가을' 니퍼트, 재계약 불안 지웠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0.23 06: 01

5년째 두산 베어스에서 뛰고 있는 더스틴 니퍼트(34)는 한국에서 통산 58승을 거뒀다. 현역 외국인 투수 최다승이다. 1년 늦게 온 앤디 밴헤켄(36, 넥센)과 이 부문 공동 1위. KIA와 두산을 거친 다니엘 리오스의 90승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두산에서 따낸 승수만 따지면 니퍼트가 위에 있다.
니퍼트는 뛰어난 기량 외에도 다른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는 품성, 매월 자비로 소외계층 아동들을 위한 야구장 초청 행사 개최 등 여러모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경기를 준비하는 꾸준한 루틴 역시 리그 간판급 스타인 김현수에게까지 귀감이 될 정도다. 김현수는 평소 "니퍼트처럼 루틴을 철저히 지키는 선수는 처음 봤다"고 말한다.
하지만 올해는 암흑기였다. 물론 정규시즌에 한해서다. KBO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인 150만 달러를 받고 시즌에 돌입했지만 개막 엔트리에 들기도 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 생긴 골반 통증때문에 고생했다. 여기에 시즌 중에는 어깨충돌증후군, 서혜부 통증까지 겹쳐 정규시즌 중 3개월 가까이(총 92일) 1군 엔트리 밖에 있었다.

마운드에 있는 동안에도 지난 4년간 보여줬던 위협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팔 각도에 대한 지적까지 받은 가운데 그는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부진했다. 평균자책점은 그나마 마지막 5경기(선발 3회, 구원 2회)에서 21이닝 7실점으로 호투해 떨어뜨린 수치다.
니퍼트라는 이름값을 빼고 나면 두산이 그와 재계약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150만 달러를 받고도 석달이나 쉬고 5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하는 것이 상식적인 행보는 아니다. 이외에도 잭 루츠와 유네스키 마야, 이들을 대신한 데이빈슨 로메로와 앤서니 스와잭까지 신통치 못한 성적을 내면서 두산은 이번 시즌 외인 농사에 실패한 팀이라는 오명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니퍼트는 가을에 접어들어 멋진 부활에 성공했다. 9월에 서혜부 통증을 털어내고 돌아온 뒤 마지막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삼성과 KIA를 상대로 각각 7이닝 3실점, 6이닝 1실점으로 살아날 기미를 보이더니, 포스트시즌에 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3볼넷 2실점해 팀이 왜 자신을 가을 1선발로 낙점했는지를 공으로 증명했다.
NC와의 플레이오프는 그야말로 절정이었다. 1차전에서 9이닝 3피안타 6탈삼진 2볼넷 무실점해 완봉승을 거두더니, 3일만 쉬고 나온 4차전에서는 7이닝 동안 볼넷 없이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했다. 2경기 합계 200개의 공으로 16이닝을 실점 없이 틀어막았다. 상대가 리그 최강의 중심타선을 보유한 NC라는 점을 생각하면 니퍼트의 위엄이 느껴진다. 아프지 않은 니퍼트는 이렇게 압도적인 투수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는 호투행진이었다.
불안했던 입지도 옛날 일이다. 인상적인 3경기를 통해 니퍼트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뽐냈고, 시즌 종료 후 재계약은 이제 필수다. 150km대 초반의 포심 패스트볼을 지속적으로 뿌릴 수 있는 동시에 큰 키를 이용해 낙폭이 더욱 커보이는 효과를 자랑하는 체인지업, 우타자를 상대로 특히 요긴하게 쓰이는 슬라이더까지 3가지 명품 구종(커브 구사 비율은 낮음)을 갖춘 니퍼트는 부상만 없다면 언제든 중요한 경기에 내보내기 제일 적합한 에이스다.
정규시즌에는 본연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지만 필요할 때 해결해주는 스타성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이 가장 두려워하는 투수인 니퍼트는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경우 '사자사냥꾼'의 명성도 재확인할 기회를 얻는다. 올해 삼성을 만나 4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34로 평범했지만 지난해까지 그는 삼성전 19경기에서 13승 1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강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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