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톡]아이유라는 브랜드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10.23 06: 55

가수 아이유는 참 똑똑하다. 이번에도 영리하게 '아이유의 세계'를 펼쳐냈다. 대중이 아이유에게서 기대하는 것을 그가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풀어냈다. 이번에는 직접 음반 프로듀싱에도 참여하면서 싱어송라이터 아이유의 영향력을 드러낸 모습이다.
아이유는 23일 네 번째 미니음반 '챗셔(CHAT-SHIRE)'를 발표했다. 스물세 살 아이유의 현재를 담은 타이틀곡 '스물셋'을 비롯해 아이유의 감성을 담은 7곡이 수록됐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등장했던 '푸르던'부터 정식 음원으로 출신된 '무릎'까지, 발표 직후 '스물셋'은 음원차트 1위를 '올킬'했고, 수록곡 전곡이 전 음원차트에서 줄세우기를 기록한 것은 당연했다. 그만큼 아이유의 신곡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음을 증명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실 아이유를 이제 단순히 가수라는 범주에 가둘 수는 없다. 물론 다른 아이돌도 그렇지만 아이유는 연기자로서도 성공적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가수이면서 직접 곡을 쓰는 송라이터이기도 하다. 물론 광고계에서도 꽤 좋은 모델이다. 선배 서태지와 김동률은 아이유의 음악적 역량을 높게 평가했고, 대중적으로도 아이유의 감성을 굉장히 잘 통한다. 아이유라는 확실한 브랜드를 구축한 그다.

일단 아이유가 갖는 가장 큰 힘은 역시 음악이다. 아이유의 음악은 전 세대를 포괄한다고 평가한다. '부(Boo)'와 '마쉬멜로우'를 부르던 소녀는 김창완과 함께 부른 '너의 의미'로 대중의 마음을 잡을 정도로 성숙해졌다. 지난해 발표한 리메이크 음반 '꽃갈피'로 세대통합 주자로 나선 아이유. 또래 가수들처럼 아이돌을 지향하고 있지 않으면서 '미아'부터 '스물셋'까지 천천히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 과정에서 자작곡을 발표하고, 최백호와 김창완, 양희은, 서태지 등 선배 뮤지션들과 교류하면서 음악 세계를 넓혀왔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확실하게 알고 기막히게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것.
아이유가 더욱 특별한 것은 어떤 장르도 소화 가능하다는 점. 댄스 가수나 발라드 가수로 나뉘지 않는다. 발라드부터 댄스, 펑키 디스코, 레트로, 어쿠스틱, 힙합 사운드까지 소화한다. 장르별로 변화무쌍하게 달라지는 분위기나 음색은 아이유가 가진 장점. '스물셋'의 아가씨 아이유가 '새 신발'에서는 좀 더 발랄한 소녀가 된다. 맑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다. 주어진 곡마다 감성이 참으로 잘 녹아든 매력적인 음색으로 리스너들을 홀린다. 농염하게 유혹의 손길을 흔들지만, 또 순수한 것이 아이유의 음색이다.
여기에 감성적인 가사로 '아이유 음악 세계'의 정점을 찍는다. '무한도전'의 '레옹'도 그렇듯 아이유가 쓴 가사는 특별하다. 순수한 것 같으면서도 앙큼하고, 우울하지만 또 사랑스럽다. 서정적이고 시적이면서, 동화 같은 그림이 그려지는 가사들이다. 어떤 곡은 섹시하고, 또 어떤 곡은 순수한 감성을 건드린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삼은 이번 음반에서 아이유는 전곡 가사를 썼는데, 캐치해서 아이유식으로 재해석하는 능력이 탁월하게 발휘됐다. 가사 때문에 음악을 듣는 재미도 더했다. 얄미울 정도로 똑똑하게 이 계절, 이 시기 대중의 감성을 건드렸다.
음악적으로 뿐만 아니다. 배우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아이유는 연기 쪽에서도 그의 브랜드를 탄탄하게 쌓아올렸다. 2011년 연기자 데뷔작이었던 '드림하이'를 시작으로, '최고다 이순신'과 '예쁜남자', 그리고 '프로듀사'까지 야무지게 자신이 맡은 역할을 해냈다. 매번 다른 캐릭터로 변신하면서도 아이유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더불어 컴백 전, '무한도전' 가요제에 출연하면서 박명수와 커플을 이뤄 1위곡을 만들어낸 것 또한 뮤지션 아이유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택이었다. 뮤지션 아이유의 감성과 그 감성을 대중과 공감하는 능력, 그리고 연기자라는 또 다른 영역까지 합쳐져서 '아이유 브랜드'를 완성한 것이다.
여성 솔로 가수면서, 잘 팔리는 곡을 쓰는 송라이터이자, 주목받는 연기자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감성의 뮤지션인 아이유. '국민 여동생' 수식어를 완전히 벗고, 탄탄하게 쌓아올린 브랜드를 어떻게 업그레이드시켜 나갈지 행보가 주목된다. /seon@osen.co.kr
[사진]로엔트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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