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백년손님' 박형일, 이런 사위 또 없습니다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0.23 06: 52

때론 장난꾸러기 아들처럼, 때론 살가운 딸처럼 장모를 살뜰히 챙겼던 박형일이 이번엔 듬직한 남편 같은 모습으로 변했다. 장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떠난 부산 여행. 평생을 마라도에서 산 박순자 여사에게 부산은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기만 한 곳이었고, 사위 박형일은 그런 장모를 든든하게 지켰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SBS '자기야-백년손님‘에서는 부산으로 여행을 떠난 박형일과 박순자 여사의 모습이 그려졌다.
부산에 도착해 첫 번째 목적지로 향하기 전, 박형일은 난생처음 지하철을 타 보는 장모를 속이기 위한 작전을 펼쳤다. 교통카드를 넣어놓은 핸드폰 케이스를 대고 개찰구를 통과한 그는 장모에게는 핸드폰만 대면된다며 장난을 쳤다. 또한 박형일은 열차가 들어오기 전 “신발을 벗고 타야 한다”며 손수 신발을 벗는 시범까지 보이며 장모를 속였다.

하지만 장난도 잠시, 열차가 들어오자 박순자 여사의 눈에는 신발을 그대로 신고 열차에 타는 사람들의 모습에 눈에 들어왔고, 믿었던 사위마저 열차를 타기 전 잽싸게 신발을 신는 모습에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이에 박순자 여사는 “미워 죽는 줄 알았다”며 사위의 짓궂은 장난에 웃음 지었다.
우여곡절 끝에 박형일이 장모를 모시고 간 곳은 놀이공원이었다. 앞서 마라도 분교에서 시소를 타며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장모의 모습이 인상 싶었던 사위는 다양한 놀이기구를 선보여 드리고 싶어 했다. 박형일이 놀이공원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것은 박순자 여사에게 머리띠 씌우기. 마라도에서 물질하는 장모를 멀리서도 쉽게 알아보기 위해 토끼 수모를 선물하기도 했었던 그는 이번에는 토끼 머리띠를 골라 장모에게 씌워 주었고, 행여나 길을 잃었을 때에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가방에 풍선을 다는 등 마치 아버지가 어린 딸을 데리고 놀이공원에 나온 것처럼 챙겼다.
이어 박형일은 장모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나란히 옆에 서서 걸어간 적은 있지만 손을 잡고 걸어간 적은 없던 두 사람. 박순자 여사는 “객지에 나왔다고 안심 시킨다고 손을 이렇게 잡을 때 마음이 찡하더라”며 사위의 따뜻한 마음씀씀이에 감동했다. 그렇게 다정히 손을 잡은 두 사람은 알콩달콩 놀이공원 데이트를 즐겼다.
부산 출신 사위가 준비한 다음 코스는 시장 투어. 장모네 집 냄비 손잡이가 떨어진 것까지 기억하고 있던 박형일은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했고,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장모와 새로운 추억을 쌓았다. 박서방표 부산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숙소였다. 평소 본인을 위해서 돈을 절약하는 장모를 위해 멋진 곳에서의 잠자리를 제공하고 싶었던 박형일은 스위트룸을 준비했다. 거실 하나가 마라도 집만 한 럭셔리한 스위트룸에 들어선 박순자 여사는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기뻐했고, 밤에도 환한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며 즐거워했다. 이런 장모의 옆에서 박형일은 일일이 건물에 대한 설명을 하며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단순히 돈을 들여 무조건 비싼 곳, 화려한 곳에 장모를 모시고 가 놀라움을 자아내는 것이 더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박형일이 택한 장소 하나하나에는 장모가 했던 말과 행동을 기억하고 고른 고심의 흔적이 엿보였고, 그래서 두 사람의 여행은 특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자식이라면 놓치고 지나갔을지도 모를 것들. 장모에 관한 사소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챙길 줄 아는 이런 사위가 또 어디 있을까 싶다.
한편 '자기야-백년손님'은 고부갈등 보다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장서(사위와 장모)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이들이 함께 지내며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15분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자기야-백년손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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