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은 이가 썩는 줄도 모르고 자꾸만 손이 가는 초콜릿 같다. 무서워서 어느새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줄도 모르고 눈은 화면에 고정돼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이하 ‘마을’)에서는 언니 소정에 대한 진실에 한 발짝 가까워진 소윤(문근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마을’은 매회 던져지는 사건에 대한 실마리와 빠른 전개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엄청난 몰입을 발휘하도록 만드는데, 이날 방송 역시 마찬가지였다. 소윤은 언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위해 입양 센터를 찾았다가, ‘유령 아기엄마’라고 불리는 여자를 만났다. 그 여자는 “아직도 엄마 못 찾았구나. 못 찾는 게 아니야. 네 엄마가 널 보기 싫은 거지”라며 “네 동생도 그래, 소윤이 걔는 너 완전 까먹었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게 아니라던 듯 이름까지 말하는 그의 모습에 소름이 돋을 정도. 뿐만 아니라 그는 소윤을 ‘소윤’이 아닌 ‘소정’으로 인식하는 듯 얘기했다. 이에 소윤은 “절 아시냐”라고 물었지만, 아기 엄마는 “우리 둘이 텔레비전에도 나왔잖아”라는 말만 남긴 채 사라져 의문을 더했다.
또한 왜인지 소윤과 함께 소정을 찾는데 발 벗고 나선 기현(온주완 분)은 소정과 혜진이 같은 인물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소정의 동창이라는 인물을 만났다. "왜 못 알아보느냐. 그렇게 예쁜 애를. 그런 얼굴은 잊을 수 없다. 세월이 지나도 알아보겠더라. 한소정"이라고 확신한 동창은 온주완이 보여준 혜진의 사진을 보고도 소정이 틀림없다고 말하며 정말 두 사람이 동일인물일 가능성을 높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재(육성재 분)는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소정의 흔적을 발견했다. 바로 입양 브로커의 글에 ‘강원도 아치아라에서 입양 알선하셨던 분도 알고 계신지요?’라고 댓글과 함께 전화번호를 남긴 것인데, 놀라운 것은 소정과 김혜진(장희진 분)의 뒷 번호가 일치한다는 것.
게다가 뭔가를 알고 있는 듯한 약사 주희(장소연 분)은 혜진에 대해 “동생이 자신을 만나러 이곳으로 올 거라고 했다. 꽤 기다리던 눈치였다”라는 말을 덧붙여 소윤과 우재의 의심에 무게를 실어줬다.
‘마을’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어둡고 무서운 분위기가 계속된다. 특히 이날 방송 말미에는 혜진의 추모식이 진행되던 중 성당 벽에 ‘엄마 살려줘’라는 피로 쓴 듯한 글씨가 새겨지며 극강의 공포를 조성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끊을 수 없는 이유는 매회 조금씩 풀리는 실마리와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하는 재미다.
미스터리 추리물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최대한 살린 전개로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 ‘마을’은 이제 6회가 방송된 상태. 회를 거듭할수록 아주 조금씩, 그러나 엄청난 반전을 안기며 밝혀지는 진실의 묘미를 어찌 끊을 수 있을까. / jsy901104@osen.co.kr
[사진] ‘마을’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