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끝이 났다. 시작한 지 30분도 안 된 것 같은데 어느새 다음회 예고편이 나오고 있다. tvN 예능 '삼시세끼-어촌편2'(이하 삼시세끼) 말이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매력으로 중무장한 '삼시 세끼'는 다른 채널로 돌리지 못하게 손을 꼭 잡아두고, 아무 생각 없이 푹 빠져 바라보게 만든다. 한마디로 '삼시 세끼'는 시간도둑이다.
23일 오후 방송된 '삼시 세끼'는 차줌마 차승원, 참바다씨 유해진, 꼬붕 박형식이 저녁을 먹는 모습으로 시작했다. 마치 시골 할머니 집을 찾은 편안한 느낌을 안겼다.
차승원은 이날 유해진과 박형식이 낮에 잡아온 우럭과 노래미로 생선까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우럭은 머리만 크다. 2.5등신"이라고 궁시렁거리며 손질을 하기 시작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는 박형식은 생선까스를 먹을 생각에 기대에 찬 모습이었다.
제작진이 차승원에게 3인분이 나오느냐고 묻자, "안 될 수도 있다. 한 번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닭이 달걀을 낳지 않았고, 재료가 부족해 튀김옷이 빈약한 생선까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차승원이 "지금까지 한 것 중에 생선까스가 가장 힘들다"고 말했을 정도. 그러면서도 "(유해진이)잡아온 생선이니까 어쩔 수 없이 그냥 하는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차승원은 생선까스 같은 음식은 집에서 만들어 먹지말라고 하면서 사먹으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세끼네 가족을 위해 끝까지 노력했고, 차줌마표 특제 소스를 얹어 생선까스를 완성했다. 박형식과 유해진은 "너무 맛있다"며 극찬했다. 만재도에 레스토랑이 탄생한 순강이었다. 박형식은 차승원이 남긴 것까지 끝까지 먹으며 "내일 또 먹고 싶다"고 말했다.
이튿날 아침, 세끼네 가족은 직접 도시락을 싸고 바닷가로 소풍을 나갔다. 차승원이 "날씨도 좋고 바닷가로 놀러가자"고 제안했기 때문. 유해진과 박형식이 적극적으로 동의해 점심 소풍을 떠나게 됐다.
차승원은 고소한 마가린을 녹인 밥과 계란국을 끓여 점심 도시락을 손수 준비했다. 집에서 먹는 밥도 맛이 좋았지만 나와서 먹으니 들뜬 마음에 맛이 배가된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세 사람은 게 눈 감추듯 뚝딱 밥을 해치웠다. 해변에서 상을 차린 차승원은 "진짜 배고파서 먹는 것"이라고 했지만, 유해진과 박형식은 굴하지 않고 땀을 흘리며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이어 세 사람은 미역, 다시마 등 해산물을 잡으며 수영을 즐겼다.
이날 저녁 유해진은 지금껏 잡은 생선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큰 우럭을 잡는 데 성공했고, 차승원은 그가 잡아온 고기로 우럭조림을 완성했다. 박형식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여기서 조림까지 먹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세 사람이 하루종일 세 끼를 차려먹으며 복작복작 살아가는 모습은 참으로 행복해보였다. 우리들에게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가 없기 때문일까. 삼시 세끼를 차려먹으며 사는 모습을 똑같은데, 왜 '세끼네'같은 느낌이 나질 않는 걸까. '우와'를 연거푸 외치며 부럽게 쳐다보게 만든다.
아름다운 만재도에서 배고프면 밥을 차려먹고, 졸리면 자는 '본능에 충실한' 모습이 부러움을 자아내는 것이다. '삼시 세끼'를 보고 있으면 언제 이렇게 한 시간이 빨리 흘렀는지 모르겠다. 이 프로그램은 '킬링 타임용'이 아니라, 평생 소장하고 싶은 감동스런 예능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
한편 나영석·신효정 PD가 연출하고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이 출연하는 '삼시세끼'는 자급자족 어촌라이프를 표방하는 야외 버라이어티. 시즌2에는 박형식, 이진욱이 게스트로 활약한다.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45분 방송./ purplish@osen.co.kr
[사진]'삼시세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