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의 김영광이 의사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진 후 매몰자를 구하지 못한 트라우마 때문에 외상성증후군에 시달려 수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고 다시 겨우 메스는 잡았어도 수술에 실패하고 말았다.
지난 23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디데이’(극본 황은경, 연출 장용우) 11회분에서는 해성(김영광 분)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은 것에 이어 미래병원 이사장 영탁(여무영 분)의 아들 지원을 수술하다 실패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해성은 사람을 살리는 데 최우선 가치를 둔 일반외과의다. 누구나 인정하는 실력자지만 자주 의료소송에 휘말리는 의료계의 이단아이기도 하다. 의사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이 앞서 절차 등을 무시하고 먼저 사람부터 살리기 의사이기 때문.
지진이 났을 때 환자들을 이끌고 미래병원까지 가고 혈액이 없는 상태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환자를 구하려고 위험부담이 있는 데미지 컨트롤(생명에 직결되는 조치만 취한 뒤 차후에 치료하는 방식)을 감행할 정도로 직업의식이 투철한 의사다. 그가 환자를 살리는데 집착하는 데는 과거 부모님의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
교통사고로 아버지는 목숨을 잃었고 어머니는 수술을 했지만 결국 식물인간이 됐다. 거기다 지진까지 났고 눈앞에서 사람이 죽어가고 무너진 건물 속에서 살려달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을 겪으면서 환청이 들릴 만큼 트라우마는 심해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그 트라우마가 가장 심하게 나타났다. 수영장 밑에 깔린 영탁이 살려 달라는 걸 보고 호흡곤란과 손 떨림 증상을 겪은 것.
해성은 휴대용 호흡기까지 사용하며 자신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심했다. 지진 속에서도 완벽했던 그가 환자 앞에서 주저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메스도 제대로 잡지 못해 응급수술도 하지 못했다. 지원이 여진으로 유리가 목을 관통해 목숨이 위태로워 바로 응급수술을 해야 했지만 해성이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결국 구세주처럼 나타난 똘미(정소민 분)가 해성의 지시를 받고 수술을 소화했다.
미래병원에 가서도 해성에게 위기는 계속됐다.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영탁 덕에 다시 수술대 앞에 설 수 있게 됐지만 지원의 수술은 쉽지 않았다. 근육병이 있는 지원은 수술을 견딜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바로 수술을 해야 했다. 하지만 수술에 필요한 흉부외과 의사는 없었고 해성이 자신의 영역이 아닌 흉부외과 수술을 시도했다. 모두 반대했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감행했고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수술에 실패해 지원은 죽었다. 자신의 조카의 죽음에 박건(이경영 분)은 크게 분노하며 가만있지 않을 거라고 했다.
의사 자격까지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해성은 예고 영상에서 끝내 “나 같은 사람은 의사 안하는 게 맞다”고 의사를 포기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사인생에 있어 최대 위기를 맞은 해성이 과연 의사 직업을 내려놓고 병원을 떠날지, 위기를 극복하고 의사로서 환자를 살리는 일을 계속해 나갈지 그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kangsj@osen.co.kr
[사진] JTBC ‘디데이’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