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5년차 배우 김희정에게는 오랫동안 따라다닌 꼬리표가 있다. 바로 ‘꼭지’의 원빈 조카라는 것. 비단 김희정 뿐만 아니라 아역 출신의 배우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어린 시절 모습이 강했던 탓에 이를 극복하고 자신의 이름을 되찾는 것이 가장 큰 숙제로 남았다. 하지만 김희정은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대중에게 다가오며 매력을 발산하는 모습으로 아역 배우 꼬리표를 떼어 내고 있는 중이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IN 니카라과’에서는 4주년 특집을 맞아 그간 방송을 통해 정글에 가고 싶다고 밝혔던 신입 부족원 다섯 명이 등장했다. 김희정도 그들 중 한 명.
이날 부족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김희정은 부조원의 걱정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막내로 등극했다. 특히 고주원은 김희정과 함께 바닷가에 나가 식재료를 찾던 중 아기 거북이를 발견하고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를 보며 “아기 거북이가 다칠까봐 조심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라고 속내를 드러내며 호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그는 하루 종일 김희정의 곁에서 세심하게 챙기고 보살피며 자발적인 ‘보디가드’로 나섰다.
이는 다른 부족원들도 마찬가지. 김희정은 정글의 필수 코스인 코코넛 따기에 도전하겠다며 호기롭게 나섰는데, 이를 지켜보는 병만족은 행여나 그가 다칠까봐 노심초사했던 것. 족장 김병만은 그가 무사히 나무에 오를 수 있도록 자상하게 지도했고 여자 족장 이미도 또한 조심하라고 당부하면서 “희정이가 손도 너무 작더라. 진짜 아기다”라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렇듯 많은 이들의 걱정을 한 몸에 받은 당사자 김희정은 오히려 눈 앞에 닥친 도전들에 잔뜩 들뜬 모습을 보였다. 사실 그는 일찍이 서핑, 승마, 수영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긴다고 밝힌 바 있는 스포츠 마니아로 이날 역시 부족원들을 위한 식재료를 구하러 직접 바닷 속을 탐사했다. 마치 인어처럼 바다 속을 누비는 그의 모습에 보는 이들의 시선이 고정됐다.
그런가하면 여지없이 막내다운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도 있었다. 그는 아기 거북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는데, 마침 스태프가 갓 태어난 아기 거북이를 발견했다고 말해주자 단숨에 달려 나가기도 했다. 거북이를 보자마자 입을 틀어막은 그는 연신 “귀엽다”는 말을 반복하며 눈을 떼지 못하며 딱 24살 소녀다운 감성을 드러냈다.
또한 미녀삼총사를 이룬 두 언니 이미도와 유승옥을 잘 따르며 솔선수범 일하는 모습 또한 부족원들의 예쁨을 받기에 충분했다. 4차원을 자랑하는 유승옥의 뜬금없는 상황극에도 맞장구를 쳐줬으며, 먹을 때 역시 내숭 없이 입을 크게 벌리고 양껏 먹으며 털털한 매력을 발산했다.
김희정은 앞서 방송됐던 MBC ‘라디오스타’를 통해서도 순수하고 겸손한 태도로 아역 배우 꼬리표를 떼고 본인 그대로의 매력을 발산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출연한 ‘정글의 법칙’에서도 가식 없이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주며 마침내 ‘꼭지’ 원빈 조카가 아닌 김희정이라는 배우 그 자체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한 것. 순수하지만 영리한 그의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정글의 법칙’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