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하는 마음으로 봤어요.", "자꾸 이렇게 칭찬하고 싶지 않은데.."(웃음)
래퍼들이 착해진 걸까, 아니면 편집을 맡은 제작진이 착해진 걸까. 잡아먹을 듯 서로를 노려보며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던 래퍼들이 한 주 만에 확 달라져 등장했다. 서로의 무대에 박수를 보내고 응원을 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낯설기도 했다. 이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헤이즈는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고 씹어대던 키디비의 무대에 감탄을 하는 모습을 보였고, 첫 회에서 뒤통수를 쳐 완전히 등을 돌린 것으로 그려졌던 문수아와 트루디는 한 편을 이뤘다. 심지어 문수아가 “트루디는 이름만으로도 든든한 존재”라고 말하는 장면은 눈과 귀를 의심하게 만들 정도였다. 신입 래퍼인 엑시의 무대에 극찬을 쏟아내는 래퍼들의 모습도 인상적. 새 멤버가 들어오면 배척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였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갈등은 한 차례도 빚어지지 않았다. 지난 23일 방송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2’는 평화롭고 화기애애했다. 무대가 꾸며진 뒤 어김없이 등장했던 뒷담화 장면들은 서로에 대한 호평과 극찬으로 채워졌고, 무대를 앞두고 상대방을 깎아 내리던 장면들은 격려와 응원이 대신했다.
래퍼들이 달라진 걸까? 자주 만나 연습하고 혹독한 서바이벌 경연을 펼치며 서로가 가까워지긴 했을 테다. 그런데 그 것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그러기엔 일주일은 너무 짧다. 게다가 같은 경연과 촬영 분이 지난 주와 이번 주로 나뉘어 방송 됐기에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큰 의미가 없다. 이들이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한 데는 제작진의 연출과 편집 방향이 더욱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럴만한 선택이었다. 그간 ‘언프리티 랩스타2’는 ‘악마의 편집’으로 매주 희생양을 만들어내며 대중의 뭇매를 맞은 바. 방송 초반 예지를 센척하고 말귀를 못 알아듣는 한심한 래퍼로 그려냈고, 헤이즈와 키디비를 의도적으로 맞붙여 불편한 장면들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트루디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들이 생겨난 것도 ‘디스전’의 특성을 악랄하게 살린 연출과 편집 때문이었다.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들이 형성되자 제작진은 ‘악마의 편집’을 잠시 접어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작진은 악마의 편집으로는 모자랐는지, 언론에 거짓 대응을 하며 비난 받기도 했다. 지난 20일 OSEN은 복수의 방송 관계자의 말을 빌려 “‘언프리티 랩스타2’ 패자부활전 녹화가 22일 진행된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런데 홍보팀은 보도 이후 “제작진에게 문의한 결과 패자부활전에 대해 논의한 적도 없다더라”는 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보도 내용대로 패자부활전 무대는 22일 진행된 바다.
연출과 편집이 가진 힘은 확실히 강력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제작진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할 듯하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양동근이 8번 트랙 프로듀서로 등장한 가운데 멤버들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졌다. 지난주 합류한 러버소울의 킴은 영구 탈락됐고, 키디비가 8번째 트랙 주인공이 됐다./joonamana@osen.co.kr
[사진] '언프리티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