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을 가리켜 ‘불금’(불타는 금요일)이라고 부른다. 주중의 마지막 날 열심히 일한 만큼 즐기라는 의미다. 다음날은 토요일이니 출근 걱정도, 등교 걱정도 없다. 때문에 금요일 밤만은 보상심리가 작용한다. 어떻게 하면 열심히 일한 스스로에게 상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런 가운데 지쳐서 불금을 보내기도 힘들 때가 있다. 금요일을 불태우기 보단 ‘힐링’의 날로 선정한다. 주중 내내 경쟁에 시달린 우리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매일 누군가와 경쟁하고 돌아왔으니 심신의 안정을 추구하고자 한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잘 쉬었다고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쭉 이어진 동안엔 ‘아무 것도 하기 싫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밥을 차리기도 귀찮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눈 뜨고 싶을 때 눈 뜨는 그런 삶 말이다. 푸르른 자연으로 놀러가고도 싶지만 막상 실천하기도 힘들다. tvN ‘삼시세끼-어촌편2’(이하 삼시세끼2)는 그런 현대인들의 욕망을 대리만족시킨다.
특히 지난 23일 방송된 ‘삼시세끼2’에서는 차승원, 유해진, 박형식이 세끼 차리기를 파업하고 바닷가로 소풍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차승원은 전날 유해진이 잡아온 생선으로 생선까스 만들기에 성공했는데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상황. 재료의 양이 부족해서 근사한 생선까스를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차승원 입에서 “지금까지 한 것 중에 생선까스가 가장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였다. 박형식과 유해진은 차승원의 마음을 달래듯 맛있게 먹어치웠다.
폭풍전야였다. 나영석 PD는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삼시세끼-어촌편’은 폭발력이 있다. 차승원에게는 ‘물고기를 못 잡으면 굶어죽는다’는 느낌이 묻어났다. ‘삼시세끼-정선편’에서는 옥수수가 안 열리면 읍내에 나가버리는 이서진이 있어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삼시세끼2’에서는 차승원의 고군분투를 보는 맛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차승원에게도 힐링은 필요했다.
다음날 차승원은 결국 폭발하고 ‘세끼하우스 휴가’를 선동했다. 유해진과 박형식까지 가세해 세끼 차리는 걸 파업하고 바닷가로 피크닉을 떠났다. 준비물은 촌스러운 보자기에 싼 마가린으로 비빈 밥, 계란국이 전부. 집에서 차려먹는 밥보다 못한 음식들이고, 이들 역시 “진짜 배고파서 먹는 것”이라고 했지만 아무렴 어떤가. 오히려 인간적인 모습에 ‘이런 게 다 사는 거지’ 싶은 마음을 들게 한다. 시청자들은 방송 후 “이것이 진짜 삼시세끼 정신이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며 호평을 보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삼시세끼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