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으로서 모든 책임감을 짊어진 가장의 어깨는 얼마나 무거운가.
24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는 자나깨나 사업만 생각하는 '사업 중독' 아빠가 사연의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그간의 사연들은 자녀에 대한 걱정으로 부모가 보내는 방식이었다면, 이날 방송은 달랐다. 사업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아빠가 걱정스러운 딸이 '동상이몽'에 사연을 보낸 것. 딸 김유정 양은 "아빠가 했던 사업이 10개가 넘는다"라며 "지금은 아빠가 3개월째 회사를 다니시는데 자꾸 '회사일은 취미다. 본업은 따로 있다'라고 얘기를 하신다"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영상을 통해 본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버스 운전 기사 일을 마치고 온 아빠는 가족들이 모두 잠든 사이에 컴퓨터를 키고 무언가에 몰두하며 첩보 영화 뺨치는 치밀함을 보였다. 아들과 딸 모두 입을 모아 "아빠는 까도 까도 모르는 양파같은 남자다. 잘 모르겠다"고 얘기할 정도.
아빠의 생각은 이와 달랐다. 하고 싶은 일도 하다보면 제 풀에 지칠테니 그냥 냅두라는 것. 이에 패널들은 가장으로서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지만, 아빠는 여전히 "일하는 사람이 앞만 보지, 뒤를 돌아봐야 하냐"며 고집을 부렸다. 오히려 스튜디오의 모든 이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아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모습으로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이날도 반전은 있었다. 버스 운전 기사로 일하는 아빠는 하루에 17~18시간을 일하고도 가족들이 걱정하는 것이 싫어서 고충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 자상한 아빠였다. 또한 딸의 친구들과도 서스럼 없이 어울리며 놀라운 친화력을 자랑해 유재석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는 "저는 빚을 진 사람이다. 사업은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많이 해봤다. 5년간 세간을 빼먹었다. 지금 신용불량자라서 한달에 69만원 씩 변제하고 있다"라며 "대부분 가장들은 짊어질 짐이 있는데 어려운 걸 여러 명이 얘기하면 힘드니까 혼자 차지하려고 한다"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방송 말미에는 사업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한 아빠를 위해 즉석에서 사업 계획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가 제안한 일명 '자생 실버 타운' 사업을 들은 패널들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결국 아빠는 가족들을 위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오케이 했을 때만 사업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으며 "이대로만 행복하자"고 당부하며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한편 '동상이몽'은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는 프로그램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동상이몽'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