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미생들의 꿈같았던 대장정이 끝이 났다.
24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이하 ‘청춘FC') 마지막 회에서는 K리그 챌린지 선발팀과 마지막 경기를 펼치는 청춘FC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안정환은 청춘FC의 마지막 경기에 앞서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라인업을 구상했다. 청춘FC 역시 소중히 얻은 기회인만큼 모든 걸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며 전의를 다졌다.
마지막 경기 당일, 안정환과 이을용은 감독 회의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많이 다른 선발 라인업을 세웠다. 그동안 뛰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그라운드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겠다는 두 사람의 배려였다. 경기는 시작됐다. 주로 벤치 멤버였던 선수들이 다수 포진된 청춘FC는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여주는 챌린지 선발팀과의 경기 초반부터 연거푸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는 각오로 그라운드에 들어 선 선수들은 끝까지 버텼고, 전반전을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이어진 후반전.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챌린지 선발팀에게 코너킥을 내 준 청춘FC는 선제골을 허용했고, 이어 두 번째 골을 내주고 말았다. 마지막 경기라는 부담감 때문일까, 청춘FC는 계속해서 만회골의 기회를 노렸지만 끝내 2:0으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후 라커룸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가라앉은 분위기에 안정환은 “못해서 끝내는 게 더 낫다. 그래야 다음에 더 잘할 거 아니냐. 마지막에 보약 한 그릇 먹고 가네”라며 선수들을 위로했다.
청춘FC의 마지막 경기가 끝난 후 이을용은 “끝나고 나서는 별 생각 없었는데 선수들의 눈물을 보자 정말 끝나는 구나”라고 실감했다며 소감을 전했고, 안정환은 “어두웠고 닫혀있던 아이들인데 좋은 선수들보다 이들하고 했던 것이 저의 인생에 있어서 큰 배움과 가르침이 있었다. 완벽하게 만들어진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도 좋지만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걸 느꼈다”라며 청춘FC와 함께했던 시간을 회상하며 미소 지었다.
지난 7월 11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실패를 한 번 경험했던 축구 미생들의 희망찬 도전을 담아내며 포기하지 않는 이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청춘FC'를 통해 인생에서 다시없을 것만 같았던 얻은 축구 선수로서의 기회는 누군가에게는 후회 없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누군가에게는 계속해서 축구 선수로서의 꿈을 이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성과 여부를 떠나 축구라는 꿈 하나로 달려 온 이들에게 끝은 없었다. 여전히 어딘가에서 꿈을 향해 달리고 있을 청춘FC의 도전을 응원해본다.
한편 ‘청춘FC’는 축구를 포기할 위기에 놓여 있음에도 그 열정은 누구보다 뜨거운 유망주들의 도전을 통해 진짜 ‘축구 인생’ 스토리를 담아내고 재기의 기회와 발판을 마련하는 프로그램이다. / nim0821@osen.co.kr
[사진] ‘청춘F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