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FC’의 마지막은 요란하지 않았다. 내일 다시 운동장에서 만날 것처럼 담담하게, 웃으며 인사를 전한 이들은 도전이 계속되리라는 것을 알게 했다. 지난 24일 종영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은 6개월 전 체력 테스트를 당시를 보여주며 프로그램 종영으로 또 다시 시작될 청춘의 도전을 뜨겁게 응원했다.
지난 7월 11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실패를 한번 경험했던 축구 미생들의 희망찬 도전을 담아내며 포기하지 않는 이들의 모습에서 감동을 선사했다. '청춘FC'는 꾸준한 인기 속에 기존 12부에서 16부작으로 연장을 확정하기도 했다. 특히 인생 스토리를 담아내고 재기의 기회와 발판을 마련한 '청춘FC'는 한 번 실패한 축구 미생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인생 그 자체를 주제로 한 예능프로그램으로 호평을 끌어냈다.
또한 축구인 안정환이 이들의 감독으로 프로그램을 이끌며 각종 명언을 탄생시켰다. 후배를 아끼는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쏟아지는 그의 조언은 축구 미생 뿐만이 아닌 도전하고 좌절하는데 익숙한 시청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면서 프로그램에 몰입하게 했다. 안정환은 이날 방송에서도 부상 당한 후배를 쓰다듬으면서 "다치는 게 가장 슬프다. 나만 버려지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꼭 다시 돌아오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치는 건 안 좋은 일이지만 오히려 생각하고 발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안정환은 프로그램 시작에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본인이 얼마만큼 하느냐가 중요하다. 본인이 안 하면 아무도 도와줄 사람 없다. 본인의 땀과 노력이 없으면 신도 그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실패도 본인이 감당해야 한다"고 냉정하게 말하면서도, "나는 어렸을 때 도와주는 사람이 너무 없었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면 뿌듯함이 있을 것 같고, 축구를 통해서 많은 것들을 얻었기 때문에 그것을 후배들에게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졌으니까 돌려줘야지, 라고 편안하게 이야기하는데 나는 그들에게 받은 게 없다. 고민 끝에 결정했다"고 프로그램에 임하는 각오를 전한 바 있다.
이처럼 힘든 상황을 이겨내며 국가대표 축구선수로서 활약해온 안정환이기에 그는 더욱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 다시 찾아온 기회에 들뜨지 않고, 부상 당하지 않고 무사히 운동을 해내는 것이 중요한 이들을 누르고 이끄는 그의 냉정한 모습은 여타 예능프로그램에서 그가 보였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안정환이 웃음기를 모두 지우고 축구 감독으로 오롯이 분하는 모습은 인생을 건 오디션인 '청춘FC'의 무게감을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달하며 감동을 통한 또 다른 재미를 안겼다. 안정환은 이들의 마지막, 또 다른 시작의 처음에 활짝 웃으며 "나는 성격이 안좋은 편이다. 까칠하다. 나를 따라오기 힘들었을텐데 따라와줘 고맙다. 너희들이 선택한 축구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청춘FC'의 6개월 간 여정의 전적은 4승 2무 4패. 화려한 기록은 아니지만, 다시 그라운드에 선 축구 미생들은 처음보다 밝게 빛나는 모습으로 이들을 다른 곳에서 보리라는 기대감을 품게 했다. 선수들은 "내 축구 인생에서 이게 끝이 아니길 바란다", "엄청 슬플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담담하다. 마지막이 있으면 또 다른 시작이 있다. 다들 잘 해왔기 때문에 열심히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가겠다"고 밝게 웃었다.
'청춘FC' 최재형PD 또한 OSEN에 "현재는 다들 헤어진 상태다. 몸관리 잘 해서 운동을 잘 하라고 이야기 했다"며 "팀이 없어도 다들 운동을 했던 친구들이다. 계속 축구하려고 준비했던 친구들이기 때문에, '청춘FC'가 끝나도 자기 방식대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해 기대감을 더했다. /jykwon@osen.co.kr
[사진]'청춘F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