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SNL' 김영철, 우는 모습까지도 웃긴 천상 개그맨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0.25 07: 25

자기딴에는 감격에 겨워 눈물까지 쏟아내며 환희에 찬 표정을 지었지만 얼핏 보기에도 웃긴 얼굴이었다. 개그맨 김영철이 tvN 예능 'SNL코리아6'(이하 SNL)의 호스트로 발탁되면서 꿈을 이뤘다는 사실에 감동 받아 마지막에 눈물을 흘렸는데 결국 이 모습도 개그로 다가와 시청자들을 웃음짓게 만들었다. 역시 천상 개그맨임에 틀림 없다.
김영철은 외모 하나만으로도 웃음을 담보하는, 신체적 조건을 타고난 '뼈그맨'이다. '진짜사나이'에서 훈련을 받다 막간의 쉬는 시간이 생기면 그새를 못 참고 한바탕 성대모사를 선보여 힘든 동료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나 혼자 산다'를 통해서는 패션뿐만 아니라 뷰티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의외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스스로 옷 잘 입는 패션 피플을 자처하며 망가짐 속에서도 얼마든지 멋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남자다. 못생긴 외모라는 핸디캡이 있으니 개그맨으로서 일석이조다. 요즘 들어 가장 대세인 개그맨이 김영철이니까.

그는 올 초부터 '무한도전' '마이 리틀 텔레비전' '진짜 사나이'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 웃음 폭탄을 날렸다. 쉴 새없이 입을 놀리는 '말빨', 어느 누구든 따라하는 '표정 연기'의 장점을 가진 그가 개그맨으로서 보여줄 게 많지만 관찰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콩트 개그로 돌아왔다.
'슈퍼파워' 김영철의 개그에는 여전히 힘이 있었다.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을 주 무대로 하다 오랜만에 콩트 개그로 돌아왔음에도 여전히 죽지 않은 개그감을 자랑하며 토요일 밤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김영철은 지난 24일 오후 생방송된 'SNL'에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며 호스트로 발탁된 설렘을 드러냈다.
이날 지금껏 보여주던 성대모사는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지만, 이내 특유의 표정과 목소리로 하춘화 흉내를 시작으로 윤복희 김희애 이영자 양희은 보아 길태미를 깨알 같이 따라해 웃음을 안겼다.
코너 'LA승무원'에서는 외국인 여자 승무원으로 분해 차곡차곡 쌓아왔던 영어 회화 실력을 드러냈고, '캐치미 이프유캔'에서는 희대의 사기꾼으로 변신해 연기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평소 김준현이 MC를 맡던 '글로벌 위켄드 와이'에서는 단독 진행자로 나섰다. 마치 래리킹이 된 듯 할아버지 분장을 하고 나와 웃음을 빵 터뜨렸다.
하지만 모든 코너를 마친 뒤 클로징 무대에서 "제가 'SNL'에 나올 사람이 됐다는 것에 너무 감격스럽다. 정말 'SNL'의 호스트로 나오고 싶었는데"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내 분위기가 침체된 것을 느끼자 눈물을 멈추고 "제가 앞으로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서 이번 'SNL' 출연을 프로필에 쓰겠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끝까지 웃음을 주려는 그만의 노력이 전해졌다.
'오버DNA'를 가진 김영철은 과거 눈치 없는 끼어들거나 과한 리액션으로 미움을 샀었다. 그러나 그의 성격이 촘촘하게 소개될 수밖에 없는 '나 혼자 산다' '진짜 사나이' '무한도전'을 통해 특유의 밝은 에너지와 긍정적인 태도로 이미지 반전에 성공했다. 그 기세를 이어 'SNL'에서도 개그맨다운 살신성인의 자세로 웃음 사수한 것이다. 올 연말 연예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을 그의 모습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purplish@osen.co.kr
[사진] 'SNL코리아6'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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