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마리텔', 주객전도 된 오세득의 채팅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0.25 06: 52

주객전도. 주인은 손님처럼, 손님은 주인처럼 입장이 뒤바뀐 것을 말하는데 '마리텔'에 출연한 셰프 최현석과 오세득의 상황이 딱 그랬다. 손님 최현석이 주인 오세득을 '씹어 먹는' 존재감을 발휘하며 방송의 재미를 높였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며 지난주에 이어 허세 섞인 요리 방송을 이어갔다.
최현석은 예능감을 겸비한 셰프로서 요리 과정을 말로 술술 풀어냈고, 맛에 대한 결과를 적나라하게 평가하며 재미를 이끌어냈다. 각종 예능에 출연하며 이른바 '말빨'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다. 대놓고 뿜어내는 막말의 기운이 만만치 않았기에 옆에 있던 오세득은 주눅이 들어 어깨를 펴지 못하고 당하는 모습이 웃겼다.

오세득은 자신의 채널 '한 그릇 득딱!'에 절친한 셰프들을 초대해 요리 방송을 이어가고 있는데 앞서 이찬오가 출연한 바 있다. 그때는 주인 오세득이 이끌었었는데, 최현석이 오니 상황이 달라졌다. 마치 최현석의 채팅방에 오세득이 놀러온 느낌이었다. 이날도 최 셰프가 오 셰프를 도와 제육볶음을 완성했다. 최현석의 지원사격으로 네티즌들의 관심도가 한층 높아진 셈. 역시나 시작부터 시청자들이 대거 유입해 그들과 소통을 시도하려 했다.
최현석은 오세득의 '아재 개그'에 대해 "재미없다"고 디스하며 시선을 자신으로 향하도록 유도했다. 그는 역시 방송을 아는 남자였다. 이어 "제가 전반전에서는 들러리였지만, 후반전에서는 본격적인 요리를 보여주겠다"고 팔을 걷어부쳤다. 오세득은 그를 은근히 경계했다.
말은 오세득이 하고 있어도 눈과 귀는 최현석을 향했다. 이제는 질릴 때도 됐지만, 허세 섞인 소금뿌리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였다. 더불어 채소의 물을 털어내는 모습도 큰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오세득에게 "일방통행을 하지 말고 시청자들과 소통을 하라"고 지적, 결국 오세득은 주체할 수 없는 짜증을 터뜨리고 말았다.
앞서 전반전에서 오세득은 점유율 33.4%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었는데, 후반전에서도 역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며 MLT-13의 우승자로 거듭났다. 오세득이 최현석과의 톰과 제리 같은 티격태격하는 케미스트리 덕분에 우승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피 튀기는 자존심 싸움 속에서도 '빅 재미'는 끊이질 않았다. 방송국 물을 먹은 최현석이 고도의 생존 전략으로 오세득을 밀고 당기며 웃음 코드를 짚어냈다. 소통을 위해 밉상도 마다하지 않은 최현석의 희생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이러다 오세득이 사라지고 최현석이 살아남는 건 아닐지 심히 걱정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마리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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