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히든싱어4' 故신해철+팬들, 영원한 헤어짐은 없었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10.25 06: 49

고(故) 신해철이 노래하는 목소리를 1년 만에 들었다. 그것도 라이브로 들으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가 ‘이젠 안녕’에서 불렀듯 영원한 헤어짐은 없었다. ‘히든싱어4’에서 목소리를 들으니 마치 그가 살아 돌아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지난 24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4’는 1주기를 맞은 고(故) 신해철 편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누가 우승하고 누가 탈락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었다. 신해철의 목소리를 듣고 그를 기리고 추억하고 함께 그 시간을 즐기는 것이 더 중요했다.
사실 고 신해철은 ‘히든싱어’ 라인업에 있었다. 그가 생전에 출연할 수 있었지만 고인이 돼서야 ‘히든싱어’에 출연했다. 그가 직접 출연해 무대에서 모창능력자들과 함께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없고 그의 목소리만 추출하기가 어려워 명곡을 미션곡으로 사용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었지만 고 신해철의 지인과 가족, 팬들은 방송 2시간을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었다.

제작진은 고 신해철 편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MC 전현무는 “반주음악과 목소리가 분리된 곡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애를 많이 먹었다. 1차로 받은 자료로만으로 부족해서 작가들이 신해철 씨 작업실까지 가서 컴퓨터를 다 뒤져서 찾았다”며 “미션곡 4곡을 신해철 씨만 목소리만 분리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재즈 카페’, ‘날아라 병아리’, ‘그대에게’,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등 네 곡이 미션곡으로 등장했다.
과연 고 신해철의 목소리를 비슷하게라도 낼 수 있는 모창자가 있을지 의구심이 있었다. 그만의 독특한 매력의 보이스가 있었기 때문에 패널들은 모창능력자들의 신해철의 랩까지 따라할 수 있을까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1라운드가 시작되고 모두 멘붕에 빠졌다. 마치 한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 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몇 번 통에 고 신해철이 있는지 찾아내기란 쉽지 않았다. 고 신해철의 아내도 1라운드에서는 남편의 목소리를 찾지 못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고 신해철 편은 ‘역대급’이었다. 1라운드에서 탈락자도 엄청난 실력자였고 2라운드에서 모두 공개된 모창능력자들은 목소리뿐만 아니라 비주얼로 놀라움을 선사했다. ‘재무팀 신해철’ 김동환은 고 신해철 데뷔 때의 외모와 비슷했고 ‘가왕 신해철’ 정재훈은 더욱 놀라웠다. 평소 목소리와 말하는 속도마저 고 신해철과 똑같았고 고 신해철의 절친 남궁연, 김종서 등 소름이 끼친다고 할 정도였고 고 신해철의 아내도 놀라워했다.
무엇보다 정재훈은 고 신해철과 인연이 있는 모창자였다. 과거 넥스트 팬페이지에 넥스트의 음악을 연주해 올린 파일을 고 신해철이 듣고 정재훈에게 연락해 만났던 것. 두 사람은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고 정재훈은 과거 고 신해철과 함께 했던 대화를 담은 녹음파일을 공개해 눈물을 자아냈다.
이뿐 아니라 3라운드 ‘그대에게’ 무대에서는 모창능력자들과 고 신해철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무대를 꾸몄고 이들의 목소리는 스튜디오를 가득 채웠다. 그 어느 무대보다 의미 있는 무대였고 패널들과 방청객들, 시청자들 모두 울고 웃으며 무대를 지켜봤다. 또한 다른 모창능력자들도 고 신해철과의 추억을 꺼내 함께 공유하는 등 그를 다시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 신해철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 팬들과 고 신해철이 이렇게 함께 하는 시간이 없었지만 ‘히든싱어4’를 통해 고 신해철과 팬들이 만났다. 이들에게 영원한 헤어짐이란 건 없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히든싱어4’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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