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이다. 故신해철은 지난해 10월 27일 황망하게 우리 곁을 떠났다. 볕이 아름다운 가을날 열린 고인의 1주기 추모식은 고인을 기억하고 아끼는 마음들이 모여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고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서로 위로하는 자리였다.
오는 27일 고인의 사망 1주기를 맞이해 25일 오후 1시 30분부터 경기도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팬클럽 철기군과 유가족, 동료 연예인들, 팬들이 모여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Here I stand for you)' 및 봉안식이 열렸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추모식에는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 시작전부터 추모관과 평화식이 열리는 평화광장은 많은 팬들과 취재진이 자리를 메웠다. 팬들은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입장을 하며 가슴에 보라색 리본을 달고 고인을 기리는 뜻을 함께 했다. 고인이 안치된 추모관안에는 고인이 생전에 모습을 볼 수 있는 뮤직비디오와 팬들을 향해 남김 메세지가 전시돼 팬들을 울컥하게 했다.
고인의 1주기 추모행사는 송천오 신부의 주관하에 카톨릭 미사 형식으로 치뤄졌다. 추모행사를 시작하며 고인의 아내인 윤원희씨가 1주기 추모식을 찾아준 팬과 지인들에게 인사를 했다. 송천오 신부는 추모미사에서 "고인의 죽음으로 가장 큰 슬픔은 가족들이 겪고 있습니다"라며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하는 부모님이 계시고 인생을 나눴던 아내와 자녀들이 있다"라고 유족들에 대한 안타까움 마음을 전했다.
현재 밴드 넥스트의 보컬을 맡고 있는 이현섭이 추모사를 낭독했다. 이현섭은 "故 신해철은 든든한 형으로 무서운 스승으로 많은 가르침을 줬다. 아직 더 이룰것도 펼칠 뜻도 많았던 형님의 죽음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신해철 형님을 둘러싼 다툼은 끝나지 않았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지만 저세상에서는 편히 지내셨으면 좋겠다"고 고인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을 되새겼다. 추모사를 듣는 도중에 윤원희씨가 눈물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교복을 입은 팬 대표 이승우씨의 추모사 낭독은 남다른 울림을 줬다. 이승우씨는 "신해철씨의 실물을 본적도 없고 공연을 본적도 없지만 이런 어린팬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돌아가신 고인을 생각했을때 앞으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다. 살아가는 날까지 기억하겠다"라고 고인을 그리워하는 애틋한 심정을 밝혔다.
추모사 낭독이 끝나고 유족의 주관으로 기제사 예식이 치뤄졌다. 이날 현장에는 JTBC '히든싱어'에 출연했던 모창자들도 참석해 고인에게 예를 다했다.. 이어 납골당에 안치된 유골함을 야외 안치단으로 옮기는 봉안식이 진행됐다. 앞으로 영원히 고인이 쉬게 될 안치단은 노래 '히어 아이 스탠드 포유(Here I stand for you)' 의 가사가 새겨져 있다. 고인의 딸인 신지유 양이 그린 그림과 빛이 나는 눈동자가 있어 우리를 보고 지켜줬으면 좋겠다는 두 아이들의 뜻을 담은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유족들의 바람과 메시지가 담긴 안치단은 고인이 영면을 취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故 신해철은 지난해 장협착 수술 20일 만인 10월 27일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의 아내 윤원희 씨는 장협착 수술을 진행한 S병원의 업무상 과실 가능성을 제기하며 병원장인 K씨를 상대로 경찰에 고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pps2014@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