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조혜정과 부녀로서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아빠를 부탁해’에 출연했던 조재현은 알게 모르게 아빠와 배우 사이에서 숱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무뚝뚝한 성격 탓에 굳이 밖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그가 아빠로서 또 선배 연기자로서 얼마나 조혜정을 아끼고 사랑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던 방송이었다.
지난 25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아빠를 부탁해’에서 조재현은 조혜정의 드라마 촬영장을 깜짝 방문했다. 혜정은 아빠에게 자신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촬영장에 한 번만 찾아와 달라고 부탁을 했던 상황. 하지만 조재현은 영화 촬영이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해서 혜정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혜정은 이런 아빠에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알고보니 다른 출연자들의 부모님들은 이미 촬영장을 찾아 응원을 전하고 갔었던 것. 조재현 또한 이를 알고 있었다. 조재현은 혜정을 위해 밥차를 이용한 몰래 카메라를 준비하는 동안 제작진을 통해 “이런 식으로 오는 것이 아니면 좀 불편하다. 내가 촬영장에 와서 보고 있으면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스태프들과 연출이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고 그동안 혜정의 촬영장을 찾지 않았던 이유를 밝혔다.
아빠로서 딸이 촬영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연기를 하고, 또 촬영 분위기는 어떤지 무척이나 궁금해하면서도 배우라는 입장 때문에 선뜻 모습을 드러내기 어려웠던 것. 그가 평소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충분히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은 후반 몰래 카메라를 성공시킨 뒤 후배 연기자들과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던 장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조재현은 “애들이 형제처럼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을 보니 대견하고 부럽다. 나도 젊었을 때 촬영하면서 저런 분위기였나 생각하면 아니었던 것 같다. 애들이 이렇게 깊게 친한지 몰랐다”며 대견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는 선배로서 서로 챙기는 후배들이 기특하고 예뻐 보여 꼭 밥을 사주고 싶다며 다시 한 번 애정 어린 시선을 전했다.
이런 아빠의 마음을 아는지, 혜정은 처음 받아보는 아빠의 깜짝 선물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 아빠는 딸과 함께 만들었던 김치 볶음밥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딸은 아빠에게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싶어하며 더욱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물론 여전히 ‘금수저 논란’에 휩싸인 조혜정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딸의 연기력이 증명되기 전까진 자신이 연출을 맡은 연극 무대에 세우지 않고, 예능의 힘으로 들어온 캐스팅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던 조재현의 과거 발언 역시 진정성을 의심 받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보여준 조재현과 조혜정의 진심은 충분히 뭉클했다. 아빠가 촬영장에 와주길 그토록 바라던 조혜정의 눈물이, 딸을 위해 배우의 위치에서는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던 아빠 조재현의 배려만큼은 그대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
/parkjy@osen.co.kr
[사진] ‘아빠를 부탁해’ 방송화면 캡처